[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13> 웹3로 진격하는 혁신을 망치는 주체는 누구인가?

  • 박한우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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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6 16:46  |  수정 2024-01-04 17:31  |  발행일 2023-07-14 제21면
증가하는 토큰 지갑과 코인 ATM
읽기에서 쓰기로 그리고 소유로
문서에서 대중으로 그리고 토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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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월드와이드웹이 없었다면 일반인이 사용하기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웹은 홈페이지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와서, 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렇지만 홈페이지 기반의 웹1은 소위 '읽기'의 시대였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정보를 올리면, 방문자가 그 내용을 읽고 뉴스를 얻는 것이다.

웹1에서 웹2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정보를 읽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쓸 수 있게 되었다. 즉 '읽기'에서 '쓰기'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한 발짝 더 나아가, 웹3은 읽기와 쓰기를 넘어서 '소유'가 가능한 인터넷을 만들고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웹1의 '정보' 경제에서 웹2의 '플랫폼' 경제로 그리고 웹3의 '토큰' 경제로 진화 중이다.(https://www.mdpi.com/2673-460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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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oel, A.K., Bakshi, R., Agrawal, K.K. (2022). Web 3.0 and Decentralized Applications. Mater. Proc. 2022, 10, 8

https://www.mdpi.com/2673-4605/10/1/8
웹1은 정보를 저장한 문서(document)의 네트워크, 웹2는 정보를 생산한 대중(crowd)의 네트워크였다. 기술적으로 보면, 웹3는 그림처럼 디지털 지갑(wallet)을 매개로 데이터 교환과 정보 유통을 인증하고 실행하는 구조이다.

이른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서 이러한 과정은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정보를 저장하는 창고인 서버(server)와 데이터베이스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어 있다. 그래서 해킹 등의 침해에서 더 안전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웹3가 정보보호 분야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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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반 이용자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적 구조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소위 컴퓨터를 마주 보며(front end) 사용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 지점에서 웹3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이용자가 샌드박스(Sandbox) 게임에 접속하는 화면이다. 가장 대중적인 토큰 지갑인 메타마스크 로고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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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22년 5월 31일의 로그인에는 메타마스크만 존재했지만, 1년이 지난 이 글을 쓰는 2023년 5월 31일에 접속하니 토큰 지갑의 종류는 훨씬 더 다양해졌다. 더구나 가장 먼저 나오는 브레이브는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 에지와 같이 브라우저로서 확산 중이다. 즉 토큰 지갑을 겸용한 인터넷 탐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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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sandbox.game/en/sign/
산업계 자료에 따르면(https://medium.com/에 게시된 Web 3.0 wallets and upcoming innovations) 2025년에 44억의 인구가 토큰 지갑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것은 세계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수치이다.

이 보고서는 2026년이 되면 글로벌 전자 상거래의 54%가 토큰 지갑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이 숫자가 보수적 전망이 아니라 적극적 예측임을 고려하더라도, 토큰 지갑 소유자의 증가는 웹3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 지갑의 증가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트렌드는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이다. 그림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운영 중인 비트코인 ATM의 개수이다.(https://www.statista.com/statistics/343127/number-bitcoin-atms/#:~:text=As%20of%20November%201%2C%202022,and%20sell%20the%20virtual%20money.
) 2020년 1월에 6천352개였던 비트코인 ATM이 2022년 11월에 3만8천796개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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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전 세계 비트코인 ATM 수.

출처 :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343127/number-bitcoin-atms/
2020년 7월 현재 비트코인 ATM의 주요 제조업체는 제네시스 코인(Genesis Coin)과 제너럴 바이트(General Bytes)로 시장 점유율은 각각 34.6% 및 30.3%로 알려져 있다.(https://www.statista.com/statistics/343127/number-bitcoin-atms/#:~:text=As%20of%20November%201%2C%202022,and%20sell%20the%20virtual%20money)

비트코인 ATM이 가장 많이 설치된 국가는 2020년 7월 현재 미국이며, 전 세계 ATM의 약 83퍼센트가 미국과 캐나나 등 북미에 집중되어 있다. 그림은 캐나다 토론토의 시내 중심가 편의점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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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박한우 교수

https://www.youtube.com/shorts/s-gRSbbrrIE
비트코인 이외에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도 처리 가능한 인근의 다른 ATM을 찾으려면, 그림에 나타나 있듯이 'coinatmradar.com' 웹사이트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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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inatmradar.com/bitcoin-atm-near-me/
토큰 지갑과 코인 ATM의 증가와 대조적으로 법정화폐를 인출하는 ATM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어피티(UPPITY)의 2023년 5월 31일 자 머니레터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운영하는 ATM이 지난 6개월 동안에 무려 200개나 사라졌다는 뉴스를 전했다.(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9otRotDMwsmk3R7K-qvJ3Ndk9wNFcBA= )

비대면 디지털 결제로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ATM 구입 및 관리 비용에 수천만 원의 예산을 지출하는 것을 오히려 손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 미국의 텍사스블록체인협회에서 비트코인 채굴용 전기료를 인상하는 법안(SB 1751)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지난 4월에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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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exasblockchaincouncil.org/dontmesswithtexasinnovation )

협회는 "텍사스 혁신을 망치지 말라"(Don't Mess with Texas Innovation)를 구호를 내세워 기업과 시민의 관심을 모았다. 그 결과, 해당 법안은 상임위원회 통과에 난관에 봉착했고 최근 5월 30일에 입법이 결국 무산되었다. 이로써 텍사스는 북미 지역의 가상자산 채굴의 중심지 역할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홈페이지(웹1) 배너 광고가 소셜미디어(웹2)에서 상호작용적 광고로 변했다. 이제 웹3의 디앱(dApp)에서 기존의 광고는 또 다른 형태의 광고로 진화될 것이다. 예를 들면, 지갑을 통해서 매개하고 인증할 수 있는 보상(reward) 기반 행위(behavior) 광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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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웹3는 중앙집중식에서 벗어난 분산적 암호화 네트워크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풀고 인센티브를 높이지 않으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구축 중인 웹3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웹3 서비스로 선진국의 개인과 기업이 유용한 콘텐츠와 금융상품 등에 편리하게 접근하는 시대가 오면, 우리 국민은 신기술로부터 배제된 소외 계층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물론 아날로그로 상징되는 레거시의 후퇴와 디지털 신기술의 부상이 모두에게 좋은 변화와 진보로 귀결될지 아직 모른다. 어쩌면 미래에 대한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웹3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크게 보면 대한민국이, 작게는 대구·경북이 웹3의 분야에서 선도자(first-mover)가 아닌 따라가기(catch-up) 단계에 지금 머물러 있다. 따라서 후발주자인 우리가 선진국을 뛰어넘기 위한 방향을 당장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다. 혁신을 향해 가는 버스는 지각생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영남대 교수, nft-korea.eth>

박한우 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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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교수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

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수상했다. 과학정보 노벨상 '데릭 솔라 프라이스상'에 후보로 여러 번 올랐다. 퍼블론스(Publons) 최우수심사자(세계 1%)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국제저널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리서치닷컴(Research.com)에서 2022년에 발표한 사회과학 및 인문학 최고 과학자(Top Social Sciences and Humanities Scientists) 순위에서 국내 1위에 올랐다. 연구자의 연구 생산성과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한 지표인 h 지수(h-index)가 48, 논문 피인용 6천322회, 논문발표 168편으로, 세계순위는 1천418위였다.

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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