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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앞서 '호국의 형제' 고(故) 김봉학·성학 육군 일병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묘역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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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현충일인 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 6·25 전사자와 경찰·소방관 등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국가 영웅'에 대한 기억과 예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는 '121879 태극기 배지'를 달고. 6·25 전쟁 전사자 및 군인·경찰·해경·소방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의 유가족과 함께 걸어서 추념식장에 입장했다. 지금까지 유해를 찾지 못한 12만1천879명의 참전 용사를 끝까지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배지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날 9분간 진행된 추념사에는 '영웅'과 '자유'가 각 8회, '기억'이 6회, '예우' 4회와 같이 국가 영웅에 대한 기억 및 예우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수호하신 분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실천 명령"이라거나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할 헌법상 책무를 지고 있다. 헌법상 책무를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가보훈처가 전날 국가보훈부로 격상돼 공식 출범한 데 맞춰 "영웅들을 더 잘 살피고 예우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과 건국에 헌신하신 분들,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후대에 영웅의 이야기를 전하고 가르침으로써 이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추념사에 이어 '공산 세력'을 재차 언급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했던 문재인 전임 정부와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대목으로도 보인다.
현재의 '제복 입은 영웅들'에 대한 예우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성공일 소방교를 언급하면서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제복 입은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추념식 참석에 앞서 6·25전쟁에서 전사한 고(故)김봉학 육군 일병의 유해를 동생인 고(故) 김성학 육군 일병 묘역에 합동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에 참석했다. 두 형제가 73년 만에 유해로 상봉하게 됐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번에 조성된 '호국의 형제' 묘역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3번째로, 대통령의 '호국의 형제' 안장식 참석은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안장식에는 김봉학, 김성학 일병의 남동생 김성환 씨와 부인 하정자 씨, 조카 김미수 씨가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두 형제의 고향인 대구시 서구 비산동에서 가져온 흙을 허토하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형제들의 명복을 빌었다. 윤 대통령은 안장식장에 먼저 도착해 유가족분들을 기다렸으며, 유해와 함께 도착한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두 형제의 어머니가 90년 초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 두 분이 전사했으니 40년 생을 어떻게 사셨겠냐"며 위로했다. 유가족들은 "큰형님이 어두운 곳에 계속 계셨는데, 이제 밝은 곳으로 나왔으니 두 형제가 손 꼭 잡고 깊은 잠을 드실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하기도 했다. 이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으로 사퇴한 것과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추념식장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혁신위원장 임명권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이 대표와 함께 자리했지만 잠시 악수만 나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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