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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로〈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
지난 4월25일 이상화 고택에 대구시 8개 구·군의 새마을문고 대표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거문고 병창을 시작으로 이상화와 현진건 특강, 시 낭송, 캘리그래피 상화를 만나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대구에서 태어나 우정을 나누고 항일운동을 함께했던 이상화와 현진건의 80주기 추모 작품집 '아픔을 우리의 언어로 말한다면'은 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주최로 열린 '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을 추억하다' 행사에 딱 맞는 책이다.
1943년 4월25일은 우리 문학의 등불인 이상화와 현진건이 동시에 타계한 날이다. 서울에서 운명한 현진건의 부고는 대구 이상화의 생가에 큰 슬픔을 안겼다. 4월25일은 독립운동가이며 문학가인 이상화 시인과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소설가 빙허 현진건을 기리는 날이다. 베를린 올림픽 영웅 손기정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동아일보 기자는 현진건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비인 이상화 시비가 1948년 달성공원에 세워졌다. 두류공원에는 시비와 함께 이상화의 동상이 있다. 계산성당 뒤에는 이상화 고택이 복원되어 문화해설사가 상주하며 관광객들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시인이 노래한 빼앗긴 들이 내려다보이는 수성못에는 상화 시비가 커다란 자연석으로 조성되었다.
한편 현진건과 관련된 유적이나 기념 시비는 두류공원에 세워진 현진건 문학비가 유일하다. 현진건이 태어났다는 계산동에는 기념 문학관이나 생가 복원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안내판만이 쓸쓸히 기다린다. 대구시민들의 문화적 역량을 모아 이상화와 현진건을 기리는 문학관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새마을문고에서는 4월12일부터 25일까지 대구새마을문고 도서관주간으로 두고 4월25일을 대구 책의 날로 제창하였다. 이날 이상화와 현진건을 추모하는 행사를 시민들과 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작은 도서관에서 자라난 책 읽는 아이들이 문학가가 되고 대구의 호국정신을 이어가는 우국지사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로〈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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