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김기백 대표 "몸 불편한 어르신 모두 부모처럼 느껴져"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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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1  |  수정 2023-08-09 08:41  |  발행일 2023-06-21 제21면
재가노인복지센터 통해 방문 목욕 서비스 전담

"편찮은 어머니 모시면서 보호자의 어려움 이해"

방문 목욕 차량 8대로 한달에 400~500명 담당
[동네뉴스] 김기백 대표 몸 불편한 어르신 모두 부모처럼 느껴져
자신이 운영 중인 방문 목욕 차량 앞에서 김기백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기백 대표 제공

재가노인복지사업은 신체적, 정신적 이유로 홀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이나 노인 부양가정에 방문 요양이나 방문 목욕, 주야간 보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보통 노인장기요양급여수급자가 대상이지만, 기초수급권자나 적절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김기백(50·김기백 재가노인복지센터 대표) 씨는 차량(보일러와 물탱크를 갖춰 목욕이 가능한 차량)을 이용한 방문 목욕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실전 경험을 쌓아 사업에 나섰다. 방문 목욕 일을 시작한 계기가 특별하다. 김 대표는 "7년 전쯤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셨다. 몸을 움직일 수 없고, 뇌만 살아 있는 상태셨는데, 아들인 제가 모시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셨다는 김 대표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는 보호자의 어려움을 알게 됐고, 방문 목욕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김 대표는 "방문 목욕을 하며 만나는 어르신들 모두 친부모처럼 느껴졌고, 동시에 보호자의 말 못 할 어려움까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가노인복지사업은 어르신들이 요양 시설에 가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입니다. 사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나이 든 보호자 한 명이 목욕까지 시키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방문 목욕 대상 가운데 중증의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이런 어르신을 도움 없이 집에서 목욕을 시키다 오히려 보호자가 허리 등을 다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물기가 있는 미끄러운 바닥에서 낙상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 방문 목욕 차량을 운영하는 사업장은 20여 곳이 넘는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센터의 경우 차량 여덟 대가 한 달 동안 400~500명의 어르신 목욕을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목욕 사업 차량이 들어온 게 십여 년 전인데, 이전에는 승합 차량에 목욕 도구들을 싣고 다닐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 방문 목욕을 갔다가 보호자 없이 방치된 어르신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필요에 따라 직접 병원에 모시기도 하고 행정복지센터의 통합사례관리팀에 연결을 시키기도 한다. 목욕과 같은 위생관리 측면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대표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의 보호자 역할은 물론 사회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봉사 단체를 만들어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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