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키워드] '좋아요' 개수가 옳고 그름의 기준인 세상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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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3  |  수정 2023-06-23 07:49  |  발행일 2023-06-23 제35면
인스타 속 멋진 세상과 인기쟁이

'인스타'가 새삼스레 키워드로 떠올랐다. 인스타는 이미지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인스타를 믿지 말자." 최근 한 유명 수학강사가 강의 도중 이렇게 말했다. "인스타는 누군가의 형편이 좋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다른 이들의 인스타를 보면 나만 불행한 것 같다"… 한 사람의 개인적인 견해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말이 꽤 오래 화제가 됐다. 발언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누군가가 해당 화두를 던진 것이 반갑다는 반응이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지쳐있던 것이다. 인스타를 비롯해 SNS는 우리 생활에 혁신적인 편리함과 재미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SNS, 그중에서도 인스타 속 세상에 대한 의문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점점 인스타 안의 세상이 진짜인지, 인스타 밖의 세상이 진짜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됐다. 물론, SNS는 사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SNS가 단순히 사생활을 넘어 공적인 영향력 확대 등으로 이어질 때 크고 작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어떤 논란이 빚어졌을 때 인스타의 '좋아요' 개수가 "네가 맞다"로 인식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게 실체적 진실은 희미해질 수 있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작가는 책 '관종의 조건'에서 "무언가의 옳고 그름의 기준에 말을 하는 대상이 '우리 편'인지 아닌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인스타 등 SNS의 짧은 메시지와 그에 달린 '좋아요'가 세상의 옳고 그름을 재단하고, '신(新)권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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