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는 킬러 문항 배제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수능 출제 구조상 최상위급 변별을 위해 어느 정도 출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학 전공자가 풀기에도 난해하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이에 따라 교원 단체들은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나온 직후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염동렬 충남고 수학 교사는 "대학에서 나오는 개념을 사용해서 좀 더 배운 학생이 원활히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건 형평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교육부의 킬러 문항 선정 기준이 모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발표하면서 정답률 등 정량적인 지표는 참고로 활용했을 뿐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킬러 문항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도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입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6월 모의평가는 쉬운 편이었는데도 킬러 문항이 나와 학생들이 웃을 것 같다"며 "수능은 기본적으로 변별을 하기 위한 시험인데, 킬러 문항을 다 배제하면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국어, 영어는 시험 범위 자체가 '교과서 범위 내의 다양한 소재와 지문을 이용한다'고 돼 있어 킬러 문항 판정 자체가 모호하다"며 "킬러 문항에 대한 논쟁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은 "(킬러 문항 선정 기준은) 전문가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교육과정 안이냐, 밖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에서 다룰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기준"이라고 답변을 내놨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관은 "현장 교사들이 출제 기법 고도화에 참여해 현장 눈높이에 맞도록 (킬러 문항을) 스크리닝해나가겠다"며 "이 부분은 9월 모의평가 때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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