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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능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대구지역 수험생 중 졸업생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수능이 쉬워질 것이란 수험생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9월 6일 실시하는 모의평가 응시원서 접수 결과 졸업생의 비율이 전년 대비 무려 15%포인트 상승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소위 '문과 침공' 사태로 졸업생 비율이 증가했는데, 올해 이보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난 것은 유의미한 변화"라면서 "교육부의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9월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6월 모의평가와 함께 11월 수능의 '가늠자'로 평가받는다. 수능 출제 경향과 시험의 방향성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평가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열풍으로 재수생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어려운 문제가 빠진다고 하니 심리적으로 시험 부담이 줄어든 졸업생들이 한 번 더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입시에서 한두 문제로 목표대학에 미끄러졌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에 이어 심지어 재수에 대해 생각이 없었던 졸업생들도 N수생 대열에 대거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수생들의 수능 재도전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고3 수험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수능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출제 기조가 변경된 데다 N수생들까지 증가하면서 이중고를 겪어야 할 판이다. 게다가 고3 수험생들은 9월 모의평가를 치른 후 5일 만인 11일 수시접수 기간을 맞는다. 9월 모의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학교 현장의 목소리다.
EBS 교재도 새삼 재조명을 받고 있다. 교육부가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국정교과서로 불리는 EBS 문제집이 학교 교과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문학이 고득점 여부를 결정짓는 국어 영역의 경우 EBS 연계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곽병권 대륜고 교감은 "고3 학생들은 EBS의 중요도가 확 높아졌다고 보고 공부해야 한다. 국가시험에서 체감 난도를 낮춘다고 하는데 EBS 연계는 당연한 상식"이라고 했다.
이아람 대건고 진학 부장도 "국영수에서 체감 난도를 낮추려면 EBS 연계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탐구영역에서 일부 고난도 문제를 끼워 넣어 변별력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킬러 문항을 준(準)킬러 문항이 대체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 가운데 일부 중·고교 보습학원들은 내신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 학원 관계자는 "수능 최상위권의 변별력을 확보하는 킬러 문항이 없어지면, 그 여파가 수시 전형에도 미칠 것이 뻔하다. 내신부터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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