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뉴 파노라마 .3] 경산의 탄탄한 농업 경쟁력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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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5 07:36  |  수정 2023-07-25 07:37  |  발행일 2023-07-25 제12면
대추·복숭아·포도 '옹골찬' 삼총사…국내외서 명불허전 이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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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술 도하과수원 대표가 경산 평산동에 위치한 자신의 복숭아 농장에서 과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경산은 전국에서 둘째로 많은 복숭아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재배 농가만 6천500여 가구에 이른다.

경북 경산시는 급격한 도시화 과정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탄탄한 농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추와 복숭아, 포도 등 과수작물이 있다. 경지 면적 감소와 함께 식량 작물인 쌀과 보리, 잡곡 등의 재배 면적은 크게 감소한 반면 도시형 근교 농업인 채소와 과실류 재배 면적은 늘고 있다. 특히 경산의 과채류는 고유의 기후·환경적인 특성에서 자라 상품가치가 높은 만큼 농업 분야의 지속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경산 뉴 파노라마' 3편에서는 경산의 대표 특산물인 대추와 복숭아, 그리고 포도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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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대추 주산지인 경산의 한 대추밭에서 대추가 알알이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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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대추를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들. <한반도 제공>

◆생산량 전국 1위 경산 대추

경산은 한때 '대구 능금'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와 도시화로 경산의 많은 과수원이 공업지역과 주거지역으로 개발됐다. 여기에 더해 기후 온난화로 사과 재배 적지가 청송, 영주 등 북쪽 산간지역으로 옮겨갔고 사과나무의 노령화까지 겹쳐 경산의 사과 재배 면적은 급감했다.

사과를 대체한 건 대추였다. 경산 대추는 1980년 압량면 금구리에서 사과 농사를 짓던 강대용씨가 경남 밀양에서 묘목을 구해와 재배한 것이 그 출발이었다. 이후 경산에서는 대추 재배가 크게 늘어났다.

사실 경산 대추는 조선 초기 때부터 재배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는 경산에서 대추가 공물과 토산품으로 올라왔다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대추 재배가 다시 본격화된 이후 경산은 국내 대추 주산지로 거듭났다.

2021년 기준 경산의 대추 재배 농가는 2천300여 가구다. 재배 면적은 501㏊, 생산량은 3천390t에 이른다. 이는 전국 대추 생산량의 40% 규모다. 경산 대추는 특히 압량읍(재배 면적 186㏊)에서 많이 난다. 대추는 중화권 등 해외로도 수출되는데, 지난해 해외 수출량은 4.9t, 13만7천600달러 규모였다.


도시화에도 분지 기후·넓은 평야 영향
능금 유명 산지서 근교농업 중심 변신
고품질 과채류로 농업지속가능성 입증

대추는 조선 때 공물·토산품 진상기록
80년 이래 국내생산량 40% 주산지 명성
복숭아는 전국 2위·포도 생산량은 5위
굵은 열매에 당도 높아 수출길도 활짝
경산종묘산업특구와 시너지 '성장가도'



전형적인 분지적 기후 특성을 지닌 경산은 고온·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대추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또 금호강 유역의 충적 평야와 낮은 구릉지는 대추가 자라는 데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한다. 더불어 농가들의 오랜 재배 기술과 경험이 축적돼 다른 지역 대추에 비해 생육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산 대추는 알이 굵고, 윤기가 흐르는 검붉은 과피색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지역의 대추가 산지에서 주로 재배되는 것과 달리 경산 대추는 평지에서 주로 재배되는 차이점도 있다. 경산 대추는 그 품질과 특성을 인정받아 2007년 1월 산림청의 지리적표시 농산물 제9호로 등록됐다.

손경호 압량읍 해오름 작목반 회장은 "대추 생육에 가장 중요한 것은 햇빛인데 평야가 넓게 발달한 경산은 일조시간이 많아 재배에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며 "때문에 경산 건대추는 전국에서 최고로 꼽히며 당도가 높고 씨알이 굵어 여기저기서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경산시는 한국농업경영인 경산시연합회 등과 함께 매년 가을 경산생활체육공원에서 경산대추축제를 열고 있다. 또 경산의 대추 첫 생산지로 알려진 압량면 금구길 103 일대는 '금구맛대추정보화마을'로 지정돼 있다.

경산 대추를 활용한 가공식품사업도 발달하고 있다. 대추진액, 대추칩, 대추발효초 등 가공상품을 연구 개발해 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 <주>한반도가 대표적이다. 한반도는 경산의 대추 농가 100여 곳과 계약을 맺어 대추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덕현 한반도 이사는 "경산 대추 품질이 뛰어나서 이를 활용한 가공상품 인기가 매우 좋다"며 "지난해 호국보훈의 달 기념 대통령 위문품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기업 등에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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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포도는 큰 일교차와 긴 일조 시간의 영향으로 당도가 높고 알이 굵은 특징을 지닌다.

◆속이 꽉 차서 실속있는 경산의 과채류

대추와 함께 경산 3대 특산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복숭아와 포도다. 경산에서 복숭아와 포도는 1960년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현재 경산의 복숭아와 포도 생산량은 전국에서 각각 둘째, 다섯째로 많다. 세 작물 모두 사과를 대체하는 농가 소득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2021년 기준 경산의 복숭아 재배 농가는 6천500여 가구에 이른다. 또 재배면적 1천354㏊, 생산량은 2만3천50t으로 과실류와 수실류 중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복숭아 수출량은 29.4t, 25만1천600만달러 규모로 주로 동남아에 수출되고 있다.

경산에서 재배되는 복숭아는 천도복숭아 계열이 주종을 이룬다. 재배 지역은 남산면(339㏊), 용성면(221㏊), 자인면(201㏊), 와촌면(190㏊) 등지로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경산은 풍부한 일조량 등 복숭아 재배에 적합한 기후 풍토를 갖고 있어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남산면은 풍부한 일조량에 비옥한 토양, 충분한 수분 공급이 가능해 크고 빛깔이 고운 복숭아가 생산된다. 산간지역인 용성면에서 자라는 복숭아는 큰 일교차로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포도 생산량 역시 복숭아에 못지않다. 2021년 기준 경산 포도 재배 농가는 3천300여 가구로 재배면적 1천158㏊, 생산량은 1만9천597t에 이른다. M.B.A, 거봉, 캠벨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며 남천면(372㏊)과 남산면(224㏊)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수출량은 48t, 20만1천900만달러 규모로 동남아 국가 위주로 수출된다.

경산 포도는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큰 일교차와 긴 일조시간으로 당도가 높고, 알이 굵으며, 산과 펙틴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남천면에서 나오는 M.B.A는 맥반석 토양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고, 남산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거봉은 대형 백화점과 계약 재배돼 전량 납품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경산의 복숭아와 포도 산업은 경산종묘산업특구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장하고 있다. 2007년 4월 지정된 경산종묘산업특구는 전국 최대의 묘목 생산지로 하양읍과 진량읍 일대 600㏊에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 최고 수준의 과실류 등의 묘목이 생산돼 지역의 각 농가에 공급된다.

경산은 중앙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복숭아와 포도 등 운송도 원활하다.

현재 경산 복숭아와 포도는 대추, 자두, 참외, 깻잎 등과 함께 '옹골찬'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옹골찬은 경산시가 1999년 농업인단체와 협의회를 구성해 개발한 공동브랜드로 '속이 꽉 차서 실속이 있다'는 뜻을 지닌다. 경산시와 농업인단체는 옹골찬이라는 상표를 출원해 2000년 2월 특허청으로부터 상표 등록을 받아냈다.

경산에서 복숭아와 포도 농사를 짓고 있는 김무술 도하과수원 대표는 "경산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형이라서 자연 재해가 거의 없는 편"이라며 "경산에서 자란 복숭아와 포도는 비를 덜 맞은 대신 햇빛을 많이 볼 수 있어 다른 지역 과실보다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고와 전국 최고 품질로 꼽힌다"고 말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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