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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역사탐방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로비에 있는 55개의 탄피와 구멍 난 철모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현대백화점 정문 앞에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대구지방보훈청이 주관하는 역사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초·중학생 16명이었다. 호국과 보훈을 주제로 잡은 이날 프로그램은 '우리 지역 나라사랑의 역사현장을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기업인 '공감씨즈'가 운영하고 있다. 7월말 현재, 100여 명의 청소년이 보훈 탐방을 마쳤다.
역사 여행의 가이드이자 일일 역사 선생님으로 참여한 정지연(42) 교사는 "역사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지역의 역사 현장을 찾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며 "역사 지식뿐만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길러줄 수 있다"고 했다.
탐방 장소로 향하는 버스에서 활동지가 아이들의 손에 쥐어졌다. 활동지의 첫 장에는 "대한민국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아이들은 "가족, 고향, 삶의 터전" 등 나름대로 생각하는 답을 신중히 내놓았다. 보호자 자격으로 참여한 한 교사는 "포근하고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엄마가 생각난다"라는 답변으로 모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들이 처음 도착한 곳은 6·25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재조명하기 위해 2015년 문을 연 '칠곡호국평화기념관'(경북 칠곡군 석적읍)이었다. 국군 복장과 피난민 생활, 사격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전투 체험관'과 4D 입체 영상관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이 보다 더 활동적이고 실감 나게 전쟁의 아픔과 참상을 경험할 수 있다. 2층에 위치한 '어린이체험실'에서는 '전쟁영웅 인형 만들기'나 '태극기 모양의 팔찌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55일간(1950. 8. 1~ 9. 24.) 지속된 낙동강 방어선 전투의 역사적 사실을 반영해 55개의 탄피가 기념관 천장에 매달려 있으며, 기념관 뒤쪽 산 중턱에는 55m의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볼 수 있다.
김도현(오성중) 군은 "책에서만 봐서 흩어져 있던 역사적 지식들이 퍼즐 조각처럼 끼워 맞춰지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했다.
칠곡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이들은 호국평화기념관 옆에 있는 꿀벌 테마공원에서 꿀뜨기 체험도 했다. 식사비와 체험비용은 보훈청에서 전액 지원됐다. 역사탐방에 참여한 이들은 탐방소감 콘텐츠를 SNS에 올려야 한다.
최명열 공감씨즈 차장은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뜻깊은 역사탐방을 진행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이 정립되길 바란다"며 "확고한 국가관과 역사관은 민주시민으로써 공동체 의식 확립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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