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현상보다 실물경제 위기가 환율불안 촉발

  • 손선우
  • |
  • 입력 2023-08-20 17:38  |  수정 2023-08-20 17:38  |  발행일 2023-08-20
대한상의, 4차례 금리역전기 분석
한·미 금리역전 현상보다 실물경제 위기가 환율불안 촉발
한미 정책금리 격차와 원·달러 환율 추이.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미 금리역전 현상보다 실물경제 위기가 환율불안 촉발
과거 네 차례 금리역전기 발생 요인과 환율·자본 변동표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근 국내 환율 불안을 촉발하는 요인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발생하는 실물경제의 충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일 '한미 금리 역전기 환율 변동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제시하기 시작한 1999년 5월 이후 현재까지 총 4차례 한미 금리 역전을 분석했다. 통상 미국 달러 금리가 오르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보고서는 제1차 금리역전기(1999년 6월∼2001년 3월), 2차 금리역전기(2005년 8월∼2007년 9월)에는 금리역전 격차가 벌어질수록 환율이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3차 금리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와 4차 역전기(2022년 9월~)엔 환율이 소폭 상승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큰 폭의 환율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한상의는 오히려 금리역전기보다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영향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잉 공급된 유동성을 잡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될 때 환율 불안이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 1차 금리역전기 후반부에 터진 '닷컴버블 붕괴', 2차 역전기 종료 후 발생한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급등했다. 1차 역전기에도 '닷컴버블 붕괴'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환율이 하락추세를 보였다.

반면에 3차·4차 역전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주가 급락,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금융 불안 등이 발생했으나 더 심각한 위기로 확산되진 않았다. 환율 불안도 비교적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금리인상의 폭이 자국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는 정도에 따라서 향방이 엇갈렸다. 1·2차 금리인상기는 미국 정책금리 수준이 5%를 초과하면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컸던 반면에 3차 금리인상기에는 최고금리가 2.5%로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