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달구벌 수달' 노래 불렀더니 '진짜 도달쑤' 몰려왔다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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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1 19:30  |  수정 2023-08-21 20:40  |  발행일 2023-08-22
대구 분포 수달 최소 60개체 이상으로 파악

4년 만 3배 늘어, 서식환경 질은 떨어져
도시 달구벌 수달 노래 불렀더니 진짜 도달쑤 몰려왔다
대구지역 수달 개체 수가 4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DB

'도달쑤(도시 달구벌 수달)의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의 수달 개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신천과 금호강 일부 지역에 국한된 수달의 서식지도 대구 전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다만, 서식환경의 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 서식하는 수달은 최소 60개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구시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9천만원을 들여 진행한 '수달 서식환경 모니터링 용역' 결과 나타난 것이다. 2019년 조사 때(최소 24개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환경부 멸종 위기 1급 야생동물이다. 하천 생태계 지표종으로 불릴 만큼 생태적 의미가 큰 동물인데, 2005년 신천에서 첫 발견되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대구시는 낙동강, 금호강, 팔거천, 하빈천, 동화천 등 지역 29개 하천과 7개 저수지 등 총 36개 지점에서 계절별 수달 배설물 밀도 분포를 조사했다. 수달의 배설물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분석해 개체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구지역 수달의 최소 개체 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36개 조사지점 중 35곳에서 수달 배설물이 발견됐다. 신천, 금호강, 동화천, 팔거천을 중심으로 서식하며, 특히 금호강 팔달교~조야교 구간, 금호강~신천 합수부, 안심습지 등지에서 주로 출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성못과 경북대 교내 연못 등 도심 내 저수지에서도 수달이 살고 있었다.


서식 밀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은 수성구 욱수천, 북구 숙천, 동구 율하천 등 대부분 산림과 가까운 곳이었다. 수달이 휴식을 취하고 피난과 사냥을 하는데 용이한 하천의 상류 지역이다. 하중도 및 어류 종이 풍부한 금호강 중류 지역(화담공원 및 불로대교 일대)과 달성군 현풍천에서도 수달의 분포 밀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4계절 평균 수달의 분포가 가장 많았던 지점은 달서구 도원지였다.


다만, 수달 분포도가 계절별로 크게 변화하는 것으로 드러나, 안정적인 서식처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달의 이동은 도로 밀도가 높은 대구에서 필연적으로 로드킬의 위협에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대구시는 2021년 '도달쑤'를 캐릭터화하는 등 친환경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수달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허종정 대구시 기후환경정책과장은 "서식 환경이 개선되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수달도 늘어나고 있다"며 "수달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시민과 공존할 수 있도록 서식 환경 보호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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