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서 논란된 '여성안심귀갓길'…전문가들 "범죄예방 효과 충분"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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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  수정 2023-08-25 18:19  |  발행일 2023-08-28 제6면
서울 관악구서 논란된 여성안심귀갓길…전문가들 범죄예방 효과 충분
대구시가 설치한 안심귀갓길에 CCTV, LED 방범등, 신고위치 표지판, 노면표지 등이 설치돼 있다.<대구시 제공>

최인호 서울 관악구의원 (국민의 힘)이 '여성 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한 후 발생한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사건으로 최 구의원에 대한 사퇴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이 된 안심귀갓길 관리와 효과에 대해서 대구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의 '안심귀갓길' 사업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114개소가 설치됐다. 기초단체별로는 △남구 10개 △중구 11개 △동구 11개 △수성구 11개 △달성군 11개 △서구 15개 △북구 20개 △달서구 25개소다. 설치 소요 예산은 총 1천100만원이며 2020년 이후 증설 없이 매년 약 100만원의 예산을 투자해 노후 시설물 유지보수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안심귀갓길에 대한 효과성 입증은 당장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코로나19 기저 효과로 유동인구 자체가 감소함에 따라 정확한 범죄율 예방 및 효과에 대한 집계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최인호 구의원은 "단지 문구만으로 여성들이 안심할 수 없다. (여성 안심귀갓길이)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치안이 강화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여성 안심귀갓길 예산 7천400만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심귀갓길의 범죄예방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안심귀갓길 설치하는 곳 자체가 유동인구가 있는 출퇴근길인 경우가 많아 시설물 설치 및 수색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안심귀갓길을 통해 시민들은 더 안정감을 느끼고 범죄자들은 쉽게 범행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우석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심귀갓길 연구 결과를 보면 이 사업을 통해 절도 범죄는 많이 감소했고 성범죄율도 조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아직 폭력 범죄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라며 "예산을 투자하면 효과가 나타나긴 하나 안심귀갓길이라는 한정된 지역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다 보니 다른 지역의 투자는 조금 열악한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과 김중곤 교수는 "안심귀갓길에 설치되는 여러 가지 시설물들은 범죄자의 범행 욕구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분명히 범죄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다만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통해서 '관리되고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인적 감시가 병행된다면 더 큰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목 대구시 안전정책과장은 "범죄 우려가 있는 곳을 환하게 밝히고 시설물을 유치함으로써 범죄심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 등급이 4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대구 경찰청과 협의 후 2024년에는 정확한 사업 효과성 통계를 내보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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