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원예치료사 김연화 "내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 진정림 시민기자
  • |
  • 입력 2023-09-12 10:26  |  수정 2023-09-12 11:49  |  발행일 2023-09-13 제24면
원예치료사, 원예 활도 통해 정서 불안 극복 도와
사춘기 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원예치료의 길로
'코로나 블루' 계기로 원예치료 의뢰 단체 많아져
김연화씨
대구꽃박람회에서 포즈를 취한 있는 김연화 원예치료사. 김연화씨 제공
원에치료2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마을회관 어르신을 대상으로 원예치료 수업이 진행됐다. 김연화씨 제공
2023082901000929000038193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나만의 화분꾸미고 반려식물 심기' 원예치료 수업을 진행 중인 김연화 원예치료사. 김연화씨 제공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반려식물이라는 단어도 이젠 낯설지 않다. '반려식물'이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식물을 의미한다. 최근 사회 흐름을 반영하는 단어인 듯하다.
마음이 닫혀 있는 사람, 실업 상태로 의욕이 저하된 사람, 우울한 사람 등 정서적으로 불안을 겪는 사람 등에게 원예치료 수업을 하는 원예치료사 김연화(48) 마음원예심리연구소 대표를 만났다. 일반인과 학생도 수업을 받는다. 원예치료사는 원예 활동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 치유를 돕는 전문가이다. 김 대표는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경북지회 총무기획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김 대표는 꽃을 좋아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다. 1990년대 당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망 있는 학과 중 하나인 전산학을 전공했는데, 어머니가 원예과를 가지 않았다고 섭섭해 했다고 한다.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는 내심 딸이 원예과를 나와서 꽃집을 운영하기를 바랬다.

전산학과를 졸업했지만 IMF 외환위기로 관련 직종의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당시 어머니의 바람대로 '꽃집을 차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꽃꽂이 학원을 찾았고, 차분한 자신의 성향과 잘 맞았다고 한다. 꽃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을 습득했다. 결혼과 육아로 꽃집의 꿈을 잠시 접었던 김 대표는 사춘기를 유별나게 겪는 딸 때문에 꽃과 관련된 원예치료를 접하게 됐다. 꽃을 사랑한 어머니와 사춘기 딸이 김 대표를 원예치료사의 길로 인도한 셈이다.

2017년 원예치료사 자격증 취득과 함께 방송통신대에서 교육학도 전공했다. 점점 노령인구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실을 감안, 어르신과 관련된 '메타인지 훈련지도사', '인지 훈련 레크레이션 지도사' 등의 자격증도 취득했다. 처음 딸과의 관계개선을 목적으로 원예치료를 선택한 김 대표로선 자신의 정체성과 딱 맞는 직업을 찾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원예치료사가 되고 난 뒤의 달라진 점에 대해 "다양한 케이스를 보면서 내 아이에 대해 이해하게 됐고 여러모로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처럼 원예치료를 일반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우울증 극복을 위해 원예치료를 의뢰하는 단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원예치료가 효과를 거두려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원예치료를 의뢰하는 학교나 기관이 예산과 인식 부족으로 단기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결과물로 수업내용을 평가 하는 것도 안타깝다. 모든 수업이 그렇듯이 결과물보다 수업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