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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황 (K-water청송권지사 관리부장) |
청송은 사과로 유명한 고장이다. 지역 여기저기 사과밭이 펼쳐져 있고 사과 상징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요즘 청송의 고즈넉한 가을하늘은 청송사과의 붉은 때깔을 한층 더 곱게 만들어 준다. 지금껏 먹어 본 사과 중 청송사과보다 더 맛있는 사과를 먹은 기억은 별로 없다. 혹시 아직 청송사과를 맛보지 못한 분들은 꿀보다 더 달콤한 청송사과를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청송은 사과뿐 아니라 달기약수터, 주왕산, 대전사, 송소고택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올가을에는 청송사과도 맛보고 청송의 수려한 풍경도 여유롭게 즐기시면서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한 계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물로 더 행복하고 안전한 지역사회
청송에는 또 하나의 가볼 만한 곳이 있다. 바로 이번에 준공한 성덕댐이다. 성덕댐은 청송 남쪽지역인 안덕면과 현서면에 위치해 있다. 이 댐은 경북 내륙의 안정적인 용수공급, 댐 하류지역의 홍수피해 경감, 수력발전 등을 목적으로 2006년 착공해 2017년부터 본래의 목적대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청송은 청송군의 슬로건이 '산소카페'일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청정지역이다. 주변에 큰 오염원이 없어 맑은 물과 공기를 자랑한다. 이런 청정지역에 위치한 성덕댐은 다른 어떤 곳보다 수질이 우수해 맑은 물을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고, 하천에서 발생하던 홍수피해도 예방할 수 있어 지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를 다목적댐으로
성덕댐은 국내 최초로 농업용 저수지를 다목적댐으로 재개발한 댐이다. 댐 재개발이란 장래 물 부족이 예상되지만 적절한 댐 개발 적지가 없어 수자원 확보를 위해 기존의 댐·저수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성덕댐이 개발되기 전에는 '수락지'라는 약 80만㎥ 용량의 농업용 저수지가 있었다. 이 저수지를 K-water와 한국농어촌공사가 협의 후 재개발해 약 2천800만㎥ 저수용량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공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 기능도 할 수 있게 돼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효용 증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성덕댐 건설은 2016년 완료됐지만 길안천 취수 정상화와 댐하류 수달캠핑장의 농업진흥지역 해제 문제 등을 해결해 올해 9월19일 행정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성덕댐 준공으로 성덕호 주변을 관광지로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water는 청송군과 협력해 관광·휴식·여가 공간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 삶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미래 물관리의 초석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기후 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있으나 자연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커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호우로 인한 물 재해 피해 규모와 발생 빈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여름 경북 북부지역인 예천·영주 등에서 강우로 수십 명의 인명피해와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이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집중호우 시 물을 가둘 수 있는 댐과 같은 물그릇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마침 정부는 중소규모 신규 댐 10개 건설을 위해 내년부터 1조7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물 수요 등 건설 당시와 변화된 여건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댐을 재개발하면 수몰이나 보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성덕댐이 댐 재개발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다각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효과적인 물관리 및 댐 개발 방안 마련으로 물 재해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는 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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