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전윤선 장애 여행 작가 "누구나 이동 자유로운 여행 할 수 있길"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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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7 12:36  |  수정 2023-12-12 10:44  |  발행일 2023-10-25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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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전윤선(56·경기 성남시)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크워크 대표는 베낭 여행을 즐겼다.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기도 했다. 30대 초반부터 걷는 게 힘들어져 검사를 받아보니 희귀난치성 근육병으로 장애를 얻었다. 그래도 그는 휠체어 위에서 여행을 떠났다.

비장애 동류 4명과 두달 동안 인도를 다녀왔다. 면적이 넓어 3박4일 동안 기차를 타고, 버스로도 1박2일 이동했다. 릭샤와 인력거 등 지구상의 모든 이동수단을 경험했다. 2주동안은 낙타를 타고 타르사먹을 횡단했다. 낙타는 말과 달리 엎드릴 수 있어 동료의 부축으로 올라탈 수 있었다. 낙타의 혹이 등받이 역할을 해 안정감이 들었다. 그러나 온통 모래뿐인 사막은 걷지 못하는 전 대표에게 용변이 큰 숙제였다. 동료들이 모래를 파면 그곳에서 해결하고 다시 덮었다.

사막 한가운데 시골마을 봄바라가 있었다. 신생아 때 맞는 예방접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행전 상비약이 도움이 됐다. 소아마비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노인의 손등이 혹처럼 부풀어있었는데 소독약품으로 처치하니 말끔하게 나았다. 또 연필·지우개·공책 등 학용품을 마을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이 상비약과 학용품은 바자회를 통해 조성된 기금을 후원 받아 마련됐다.

전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경제적·생활 수준이 비슷한 대만은 장애인이 여행하기에 최적의 국가다. 대만은 저상버스가 대부분이며, 식당에는 턱이 없다.

전 대표는 국내 가을 여행 코스로는 지역 전통시장을 꼽았다. 특히 서문시장과 관문시장을 권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이동권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지만 아직도 그 권리를 외쳐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다. 지자체마다 분산된 교통약자 지원센터에 일일이 이용인 등록과 배차시간 확인 등 교통약자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다른 도시로 가는 것은 더욱 힘들다. 2019년 10월 리프트 장착 고속버스가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서울~부산, 서울~강릉, 서울~전주, 서울~당진 등 한정적인 노선으로 운행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중단됐다. 현재는 서울~당진행 버스만 운행 중이다.

전 대표는 "이동은 인간 생활의 기본권"이라며 "어떤 형태든지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편 전 대표는 최근 제10회 브런치 특별상 수상으로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를 출간했다.

이준희 시민기자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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