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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남구 관문시장 인근 포장마차에서 일회용품 규제 완화에 포함된 종이컵이 사용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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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남구 한 카페에서 일회용품 규제 완화 품목인 플라스틱 빨대가 비치 돼 있다. |
정부가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완화하기고 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규제 완화에 '환영한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혼란스럽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환경부는 지난 1년 간 계도기간을 거쳤던 '일회용품 규제 정책' 중 종이컵·플라스틱 빨대·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무기한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곧장 환영 논평을 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규제로 그동안 비용 증가, 인력난, 소비자와의 갈등에 직면하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줄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했다.
대구 남구 관문시장 인근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모(여·58)씨는 "우리는 국물용으로 (종이컵 대신) 그릇을 사용해도 큰 상관이 없다. 근데 코로나 이후 아직까지 손님들은 종이컵을 선호한다. 계속 종이컵을 사용해도 된다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남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여·29)씨도 "사람들이 종이 빨대보다 플라스틱 빨대를 선호하니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규제가 완화된 지 몰랐는데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대체로 긍정적 반응이다. 이모(여·59)씨는 "종이 빨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미역 줄기처럼 흐느적 거린다"며 "종이 특유의 냄새도 나고 환경에도 그닥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 같았는데 규제를 완화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 시행에 대비하고 있던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선 볼 멘 소리도 나온다. 자영업자 A씨는 "규제가 언제 또 바뀔 지 모르니 그냥 쓰고 싶은 것 쓰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종이 빨대를 많이 비축한 터라 다 쓰고 나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니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국민들은 텀블러, 다회용 빨대 등을 사용하며 법 시행을 준비해왔는데, 환경부 스스로 직무유기를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현장 여건을 감안한 결정이라며 '탈(脫) 플라스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글·사진=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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