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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 대구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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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 대구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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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 장면.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
절대적인 것을 믿지 않는 사람, '카더라' 보다는 차라리 숫자와 데이터에 반응하는 사람, 인간에게 있어 이성과 회의(懷疑)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지난 11~12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 뮤지컬 '마리 퀴리'는 그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작품이었다. 마리 퀴리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새로운 원소 라듐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남편 피에르와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던 뛰어난 과학자 마리 퀴리… 작품은 한 과학자의 중요한 발견을 넘어 그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비극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모든 새로운 발견 뒤에 뒤따를 수 있는 변수,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처한 어두운 현실과 고뇌…. 저마다의 선택. 과학은 결국 철학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새로운 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마리 퀴리는 작품을 통해 이 같은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듯 했다.
작품에서 '과학'은 중요한 소재다. 이 때문에 실험실의 연구 도구들과 칠판 등이 무대의 주요 소품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폴로늄이나 라듐 등 다소 생소한 용어들이 나오기 때문에 공연 며칠 전 '과학 콘서트'를 통해 마리 퀴리의 삶과 라듐, 방사능의 원리에 대한 특강이 진행되기도 했다.
만약 작품이 한 여성 과학자의 영웅적 일대기를 소개하는 데 그쳤다면, 뮤지컬 마리 퀴리는 초연 이후 조용히 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뮤지컬은 과학이 가진 딜레마 등을 이야기하며 보다 색다른 매력을 더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였다.
'예측할 수 없고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에 온 맘이 들끓었던' 열정적인 과학자 마리 퀴리, 그가 죽음을 앞두고 남긴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작품은 과학이란 무엇이고, 세상은 어떠한 발견과 오류와 희생을 거쳐 흘러왔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맹신과 부정직이 여러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요즘 세상에 많은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었다.
글·사진=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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