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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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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호찬 교수 |
최근 감염병 대유행으로 바이러스 질병과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당뇨병 환자에서도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당뇨병 환자는 혈청 옵소닌 활성감소 등으로 일반 성인에 비해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당뇨병성 합병증으로 인해 신체 각 조직으로의 혈류 공급에 장애를 일으키면서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어 감염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감염성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고 감염질환에 의한 입원과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인플루엔자 유행 때 일반인보다 사망률 높아
당뇨병 환자는 대체로 일반인과 동일한 백신을 접종하고 접종용량과 주기도 정상인과 같다. 생백신과 비활성화백신 투여가 모두 가능하다. 비활성화 백신의 경우 여러 개 백신을 동시에 접종받을 수 있으나 접종 부위를 달리해야 한다. 효과적인 예방접종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관련 질환 및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질병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처 방안이다. 성인 예방접종 권장안에서 당뇨병 환자들은 △인플루엔자백신 매년 1회 접종 △폐렴(사슬알균) 백신 1회 접종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 10년마다 접종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MMR) 백신과 수두백신은 백신 접종력이 없거나 과거 감염의 증거가 없으면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대표적인 백신으로 인플루엔자와 폐렴 백신을 들 수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시기에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6배 이상 입원이 많았고 5~15% 이상 사망률이 증가했다. 당뇨병 환자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은 인플루엔자 자체의 발병을 예방하는 직접적인 효과보다 인플루엔자와 관련된 폐렴 등 이차적 합병증 발생을 막고 그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당뇨병 환자는 폐렴 발생의 위험이 높고, 침습성 폐렴 감염증 발생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에 폐렴백신접종 권고 대상이 된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권고
당뇨병 환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군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의 우선 접종자에 해당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은 지속적으로 변해 매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여 시기는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유행 시점인 10월부터 4월임을 감안해 매년 10월에서 12월에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단, 접종시기를 놓친 경우 이후에라도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역시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국내 사용 가능한 인플루엔자 백신은 대부분 근육주사용 불활화 백신으로,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이는 당뇨병 환자에서 수두바이러스 특이 면역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상포진백신도 당뇨병 환자에게 권고되는 백신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다른 중증면역저하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일반적인 연령 기준에 맞추어 5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된다.
◆코로나19 감염 시 고위험군 분류
당뇨병 환자의 경우 건강한 성인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더 높다는 근거는 별로 없으나,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또한 코로나19에 걸린 당뇨병 환자에서 입원 전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거나 입원 시점에 혈당이 높은 경우 입원 중 사망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 갖게 되는 위험성과 임상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당뇨병 환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적극적으로 권고됐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의 진행 상황과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새로운 백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접종 시점의 최신지침 및 실시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와 같은 질환은 특별히 당뇨병 환자에서 빈도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당뇨발 등 피부연조직 감염이 정상 성인에 비해 흔해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접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에게 필수 접종은 아니지만, 연령 또는 질환 상황에 따라 A형 간염 백신, B형 간염 백신, 홍역·볼거리·풍진 백신 등이 일반적인 권고기준에 따라 접종 권고된다.
◆건강관리 방법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이다. 겨울철 쌀쌀한 날씨에는 잘 해오던 혈당 관리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참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과식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 환자들에게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조금씩만 먹더라도 과식하기 쉽다. 과음이나 열량이 높고 기름진 음식은 혈당 및 체중 조절이 어렵다. 최대한 먹더라도 평소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만 먹는 것이 좋으며, 얼핏 보았을 때 달고 기름진 것은 피해야 한다.
당도가 높은 과일도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을 높이는 과일은 평소 개인별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혈당 조절이 잘되고 있을 경우 하루 한 종류만 한두 조각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날씨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하루 물 섭취량(㎖)은 자기 체중(㎏)에 30을 곱하면 된다. 겨울철 건조함은 피부 가려움을 악화시킬 수 있어 보습을 위해 보습제를 수시로 잘 발라줘야 한다. 고혈당이 심해지면 탈수 증상으로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의 초기 증상으로 전신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도 있어 평소 혈당 조절 및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가 필요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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