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6개 부처 장관 교체…총선대비하며 '경제라인 유지'

기획재정부 최상목(왼쪽부터), 국가보훈부 강정애, 농식품부 송미령,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국토교통부 박상우,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인선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프로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단행한 6개 부처 장관 인사는 총선 대비 및 경제 라인의 연속성이 핵심이다.

이번 개각은 현직 부처의 총선 출마로 인한 교체가 주를 이뤘다. 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부장관인 추경호 의원은 기존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3선을 도전할 전망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현재 거주하는 서울 서초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고향인 충남 천안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10명 정도 교체가 예상됐으나 6명이 발표되면서, 이번 내각 교체는 사실상 '1차 발표'였다는 평가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연초를 즈음해 '원 포인트'로 교체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교체에서 주목받은 것은 기존 경제 라인의 유지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차기 경제부총리로 지명한 것은 정책 일관성과 경제팀 내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국회와 대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속도감 있게, 전문성 있게 일을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국정 운영이 흔들리지 않고 평탄히 갈 수 있게 전문가 위주로 기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 후보자는 윤 대통령 당선 직후 꾸려진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설계한 이른바 '경제라인 실세'로 꼽힌다. 최 후보자가 부총리 후보로 지명된 만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감세·재정 건전화 등 지난 정부와 차별화되는 경제 정책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누적된 물가 인상 압박에 따른 내수 부진, 잠재 성장력 저하 등 산적한 과제에 대응한 정책 변화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큰 만큼 새 경제팀이 내놓을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에서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겨 임명된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과의 소통도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 내정자와 박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기재부에서 각각 1차관과 예산실장으로 함께 일한 경험도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가보훈부의 후보자는 여성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개각 명단 중 절반이 여성인 셈이다. 정치권은 내각 2기 구성 시 여성 비율을 늘리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내각 교체에 대해 "총선 출마자들이 도망친 자리를 채우는 도주 개각"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최상목 경제수석을 경제부총리에 중용해 경제정책 전반을 맡기겠다니,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며 "말로만 변화를 운운하며 실제로는 쇄신을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양두구육 개각을 국민은 준엄하게 심판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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