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연극의 본류 보여줄 작품" 취임 후 첫 연출작 선보이는 대구시립극단 성석배 예술감독

  • 노진실
  • |
  • 입력 2023-12-12  |  수정 2023-12-12 08:33  |  발행일 2023-12-12 제17면
이달 '여기가 집이다' '모두의 남자' 연극 두편 정기공연

"진정성 속에서 재미와 감동 느낄 만한 작품

시립극단이 민간 연극계 활성화의 동력 되기를"
2023121001000296900012423
대구시립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성석배 예술감독. 그의 뒤로 침대 등 소품이 놓여있고, 정기공연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성석배 감독, 그가 취임 후 첫 연출을 맡은 작품이 곧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6일, 공연 연습이 한창인 대구시립극단 연습실에서 성 감독을 만나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함께 한 '연극'과 이번 대구시립극단 정기공연 작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 취임 이후 그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나.
"시립극단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단원들의 개성을 파악하고 작품 준비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다. 내년 사업들에 대한 고민과 함께 '시립극단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정립하는 시간과 기회도 가졌다. 시립극단이 가지는 공공성과 예술성, 대중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구상하는 시간이었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중점을 둔 부분은.
"시립극단이 '원팀'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배우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끄집어내고, 작품 속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선 배우들과 연출자가 언제든 편하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배우들이 정말 뭔가를 하고 싶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clip20231210140824
연극 '여기가 집이다'의 한 장면. <대구시립극단 제공>
clip20231210140945
연극 '모두의 남자'의 한 장면. <대구시립극단 제공>
▶취임 후 첫 연출작이 곧 무대에 오른다. 무엇이든 '처음'은 남다르다. 이번 작품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
"첫 작품은 '연극의 본류'를 찾고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꿈꿨던 작품보다는 연극성이 짙은 작품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고자 했다. 어떤 화려함보다는 작품의 진정성을 먼저 보이고 싶었다. 그 속에서 시민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 만한 작품을 선택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은 민간에서 많이 해봤다(웃음). 단원들과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는데, 이 시간이 참 소중하고 행복하다."

 


▶작품에 대해 소개를 해준다면.
"이번에 시립극단에서 제56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두 편을 연이어 선보인다. 첫 작품은 내가 연출한 '여기가 집이다'로, 14~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공연된다. 인간과 삶, 현실과 희망을 담은 작품이다. 조금은 특별한 20년 전통의 갑자고시텔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극 중 인물의 상황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씁쓸한 감동을 남길 것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이지만, 웃음이 공존했으면 한다. 두 번째 작품은 '모두의 남자'로, 21~23일 소극장 길 무대에 오른다. 시립극단 김은환 트레이너가 연출을 맡았다. 아일랜드 극작가 존 밀링턴 싱의 '서쪽 나라에서 온 멋쟁이'가 원작으로, 작가의 상상력과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살린 연극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코믹한 상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이다. 무대가 가까워 관객들이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등 소극장 공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최근 소극장 학전의 폐관 소식도 들려오고, 소극장과 연극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 같다.
"그간 민간 극단 대표로 관객과 만나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힘든 점도 적지 않았다. 작품에만 전념하고 싶지만 그럴 환경이 아니었다. 공립극단이 민간 연극계 활성화의 한 동력, 활력소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간이 활성화 돼야 연극 공연계 전반이 살아나고, 시립극단도 활성화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이번 정기공연에는 민간과 시립극단의 상생이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워낙 화려한 공연 장르가 많아져서 연극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는 말도 있다. 일각에선 연극이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연극이 가진 가치와 매력이 분명히 있다. 연극은 인간성 회복을 지향하고, 그 안에 휴머니즘을 담고 있는 장르다. 어쩌면 많은 공연의 '기본'이 연극일 수 있고, 종합 예술적인 면도 있다. 시립극단은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양질의 연극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연극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

글·사진=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