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집권당다움' 상실해 왔다, 마지막 기회로 여겨야

  • 논설실
  • |
  • 입력 2023-12-14 06:57  |  수정 2023-12-14 06:57  |  발행일 2023-12-14 제23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시 들끓고 있다.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에 이어 김기현 대표까지 사퇴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해산하면서 혁신을 멈춘 것 아니냐는 비판을 상쇄할 변수들이 돌출한 것이다.

집권 여당이 위기에 휩싸인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예를 들면 새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권력 중심을 둘러싼 비선들이 과도하게 작동된 측면이다. 이른바 '윤핵관'이다. 윤핵관은 실명이 드러나지 않는 장막 속 정치를 부추겼다. 일개 소수정당도 아닌 집권당이 아주 비체계적이란 점을 스스로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또한 집권 직후부터 명분을 팽개친 장면들을 연출해 왔다. '이준석 대표 내쫓기'가 대표적이다. 당원들의 총의로 선출된,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을 가져오게 한 당 대표를 집권 후 팽개치는 희한한 탈선에 대해 여론이 수긍했다고 여긴 흔적은 없다. 이어진 당내 정치는 더 가관이었다. 이른바 '윤심'을 추종한다는 당내 48명의 초선의원들은 김기현 대표를 옹립하기 위해 유력 경선 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비토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유치한 행동마저 보였다. 끊임없는 잡음은 스스로 '용산의 뜻'이란 개념 없는 말들로 포장했고, 당내 혁신위를 조롱했다. 이런 것들이 쌓여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정체되고 집권 여당이 내년 선거에서 필패할 것이란 예단마저 나오고 있다.

사실 국민의힘 개혁과 혁신은 어쩌면 국민 입장에서는 절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민은 선거에서 투표로 응징하면 되는 것이고, 선택지는 야당에서부터 신당까지 산재한다. 국민의힘 혁신은 따라서 집권 여당 스스로 살아남는 방식이기도 하다. 집권 여당이 생동감을 가질 때 국정운영의 질이 높아지고, 뒤이어 국민 지지가 보태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