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편승한 꼼수 인상 '슈링크플레이션' 우려 확산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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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4  |  수정 2024-02-20 16:36  |  발행일 2023-12-14 제6면
제품 가격은 유지, 제품의 크기 및 중량은 줄여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 용량 실제 감소

정부 용량 축소 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 방안 발표
고물가에 편승한 꼼수 인상 슈링크플레이션 우려 확산
최근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 등 관계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고물가에 식품기업들이 가격은 유지하면서 용량은 줄이는 이른바 '꼼수인상'을 시도하고 있어 슈링크플레이션 확산이 우려된다.


소비자들은 공분하고 있다. 정부는 변칙적 가격인상을 근절하겠다며 대응에 적극 나설 태세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가공식품 등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9개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이 제품 가격은 기존대로 유지하는 대신 제품 크기 및 중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효과를 거두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우선, 소비자원이 가격정보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2022년 12월∼2023년 11월) 사이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들었다.
 

고물가에 편승한 꼼수 인상 슈링크플레이션 우려 확산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브랜드별로는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2개 묶음 상품),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20매 상품과 15매 상품 등이 있었다. 이들 제품의 용량은 적게는 7.7%, 많게는 12.5%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달 설치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지난 8일까지 접수된 53개 상품 중 9개 제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개 상품과 가정배달용 제품인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 상품의 용량도 10.0%~17.9% 줄었다.

슈링크플레이션이 언급된 제품 10개에 대해서도 추가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9개 제품의 용량이 줄었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의 용량이 1.3∼20.0% 줄었다.

다만 일부 제조사의 경우, 용량 변경은 인정하면서도 포장재나 레시피가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소비자원측은 설명했다.

식품당국은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이날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환경부와 식약처는 생활 화학제품이나 식품 등 용량이 변경돼 단위가격이 상승할 경우, 포장지에 용량 변경 사실을 표시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주요 생필품의 용량·규격·성분 등이 변경되면 포장지 혹은 제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를 알리도록 의무를 부과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자 부당행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키로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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