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페이' 예산 확보 난항…"당장 수백억 어떻게 만드나"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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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8 17:33  |  수정 2024-01-09 10:27  |  발행일 2024-01-09 제12면
지역화폐, 우여곡절 끝에 국회 통과로 재개 길 열려
대구로페이 성적 초라…활성 지수 0.57로 전국 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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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지역화폐 활성지수 순위 10. 코드포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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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페이 실물카드 시안(가로). 대구시 제공
대구지역화폐인 '대구로페이'가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지역화폐 예산이 국회를 통과해 사업이 재추진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대구시비 마련이 만만치 않아서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대구시도 올해 본 예산안에서 대구로페이 관련 예산을 단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 막판 조율 끝에 지역화폐 관련 국비 3천억원이 편성되면서 대구시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화폐는 국비와 지방비의 매칭(2대 5) 사업으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국비 규모를 확정하면 대구시는 이를 반납하거나 국비에 상응하는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수 백억원에 이르는 시비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 대구시는 지난해 국비 114억원과 시비 350억원을 더해 총 464억원으로 대구로페이를 운영했다. 올해는 지역화폐 관련 예산이 줄어든 만큼 대구시에 배정될 예산도 줄어들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비가 80억원이 내려올 경우 대구시에서 매칭해야 할 예산이 200억원이다"면서 "지방세 수입 급감 등으로 예산 규모가 축소된 상황에서 200억원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는 민생과 관련된 예산인만큼 어떻게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예산 규모가 전년보다 1천억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당장 재원(200억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사실 대구로페이는 투입 예산 대비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시민개발자 '코드포코리아'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화폐로 할게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대구로페이의 활성 지수는 0.57로 하위권(162위)이다. 대구시와 인접한 경북 구미시와 의성군의 경우 활성 지수가 각각 2.50, 2.09로 전국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전국 최하위(184위)는 활성 지수 0.22를 기록한 대전시였다.

시는 대구로페이 관련 예산이 모두 확보되면 4월부터 사업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1인당 월 최대 충전 한도는 기존 50만원→30만원으로 축소된다. 기존 7%의 할인율은 유지된다.

대구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관련부서 및 행안부가 예산과 관련해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책이 결정되면 예산은 무조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로페이는 2020년 대구행복페이로 출발했고 지난해 7월엔 모바일 기반의 앱 형태인 대구로페이로 전환됐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가맹점은 9만8천31곳에 이른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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