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혼부부 때부터 부모교육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 송유미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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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7 07:39  |  수정 2024-01-17 07:40  |  발행일 2024-01-17 제11면

송유미
송유미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부모의 불충분한 양육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획 보도에서 제시했다. 또 급증한 원인이 생후 36개월 동안 자녀와 주 양육자의 애착 형성 실패로 인한 '애착장애'라는 것도 밝혔다.

필자는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부모교육의 의무화'를 제안한다. 태어난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생후 36개월간 조건 없이 충분한 사랑을 제공해주고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 '분리-개별화'하는 주 양육자의 양육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부모(주로 엄마)가 주 양육자로서 충분한 양육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을 전제한다. 이는 생후 36개월간 단계별로 부여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부모와 자녀 간에 상호작용하는 심리적 역동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부모 스스로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차적으로 신혼부부,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 등에게 부모교육이 꼭 의무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이들에게 부모교육의 의무화가 아닌, 지금처럼 부모의 자발적인 선택에 맡겨둔다면 현재와 같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마음의 병이 만연한 사회가 될 것을 심히 우려한다.

애착 장애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은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발병하면 상대적으로 치유하기 어려운 질환이며, 성인이 되어서도 장기간 후유증을 남긴다. 또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동료·이웃 등 묻지마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다.

2023년 출생아 수가 23만5천여 명이고 합계출산율이 0.7명 정도로 역대 최저라고 한다. 부모는 양육하기 어려워 출산하지 않듯이, 아이는 출생해도 제대로 양육 받기 어렵다는 것을 익히 알 수 있다. 이제는 아이들의 수보다는 아이들의 질(質)에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어렵사리 낳은 1명의 아이라도 2명, 3명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아이로 성장시켜야 한다. 이대로라면 출생한 아이도 적은데 제 몫마저 해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송유미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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