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은

  •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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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5 07:01  |  수정 2024-01-25 07:03  |  발행일 2024-01-25 제22면
2010년 OECD DAC 가입
한국, 원조받다가 원조하는
세계 최초 나라로 이름 올려
그러나 경제속도 빨라지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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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영남대 교수

우리나라는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로 잘 알려진 경제협력개발기구에 1996년 10월 제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여 1997년부터 회원국 활동을 시작하였다. OECD는 회원국들의 경제발전과 세계무역의 촉진을 위해 1961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설립목적은 회원국들의 경제성장과 고용의 최고 수준 달성을 이루는 데 있으나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원조를 지원하는 일이다. 그동안 OECD는 농업, 과학연구, 자본시장, 조세 구조, 에너지원, 삼림 및 대기오염, 교육 발전, 저개발국 개발지원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24년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을 포함한 경제적으로 발전한 38개 나라가 가입되어 있고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는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입하기 전에는 OECD 회원국이 대부분 선진국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우리 국민은 OECD 회원국이 되면 곧 국제사회로부터 선진국으로 인정되는 것으로 생각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OECD 회원국이 38개로 늘어나고 폴란드, 헝가리, 칠레,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이 가입하면서 그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OECD 회원국의 위상은 매우 공고하여 최근에는 선진국의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다른 나라를 원조해주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속한 국가를 선진국의 기준으로 삼는다. 직속 기구도 국제에너지기구(IEA), 핵에너지기구(NEA), 개발센터 (DEV), 교육·연구혁신센터(CERI)등 국제규범을 다루는 굵직굵직한, 언론에도 자주 거론되는 기구들이 있다.

OECD는 각종 위원회와 총회에서 모든 회원국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결정, 이행을 촉구하거나 강제성은 없는 권고, 일부 회원국, 비회원국 사이에 정한 규범인 선언, 일부 회원국만 강제적으로 구속되는 협정을 만들어 공포하고 있다. OECD의 DAC가 권고하는 저개발국가의 원조를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라고 한다. ODA를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였는가는 매년 OECD의 DAC가 4~5개의 회원국을 대상으로 그 정책과 재원의 집행을 검토, 심사하는 동료검토를 수행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OECD의 DAC에 가입하여 세계 최초로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도약하였고 2012년과 2017년 그리고 2023년 3번의 동료검토를 받았다. 1994년 교수가 된 필자는 실제로 연구 기자재를 OECD의 ODA로부터 지원받은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빨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돌아봐야 할 그림자 또한 뒤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깨우쳐야 할 때이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자살률, 자살 증가율, 산업재해 사망률, 가계부채, 남녀 임금 격차, 노인 빈곤율, 청소년 흡연율, 성인 흡연율, 자동차접촉 사고율, 보행자 교통사고율,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 노인 교통사고율, 학업 시간, 미혼 증가율, 결핵 사망률, 당뇨 사망률, 남성 간질환 사망률, 대장암 사망률, 심근경색 사망률, 노령화지수, 국가채무 증가율, 실업 증가율, 저출산율, 15세 이상 알코올 소비량, 국민 세 부담 증가율, 공교육비 민간 부담률, 어린이·청소년 행복 지수 최하,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1위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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