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SRF 소각시설 증축허가 취소 논란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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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6  |  수정 2024-02-26 13:24  |  발행일 2024-02-26 제22면

[취재수첩] SRF 소각시설 증축허가 취소 논란
박현주기자<경북부>

주거밀집 지역 인근에 SRF(고형폐기물 연료 제품) 소각시설 건립이 재추진되자 시민단체가 (소각시설) 건축(증축)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천시는 2019년 12월 A 기업의 시내 신음동 SRF(고형폐기물 연료 제품) 소각시설 건축(증축) 허가사항 변경신청을 도시계획조례(개발행위허가 기준)에 근거해 반려했다. 이로써 야기된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는 공방 끝에 패소한 시는 A 기업에 대한 '건축(증축) 변경허가 불허가 처분'을 취소하는 한편 허가를 검토하고 있다.

김천 SRF 소각시설반대 범시민연대에 따르면 당시 소송의 쟁점은 A사는 2017년 건축(증축)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허가사항 변경신청을 했고, 김천시는 2019년 개정된 관련 조례를 근거로 반려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A사가) 2017년 건축(증축) 허가를 받으며 개발행위가 의제(擬制·동일한 효과를 주는 일)가 돼 2019년 개정된 김천시 도시계획조례에 소급되지 않는다"며 파기환송했다.

재판에서 김천시는 "A사가 제출한 서류의 모호성으로 인해 SRF 소각시설임을 인지하지 못했고, 주민들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설이라는 점 등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며 "개발행위 심의 절차가 적용되지 못한 상태에서 2017년 A사에 건축(증축)을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범시민연대는 김천시가 A사에 대한 개발행위 심의도 없이 건축(증축)을 허가한 사실에 주목했다. 해당 시설 반경 2㎞ 이내에 3만5천268명이 거주하며, 초·중·고교와 시청, 경부선 김천역, 병원 등 주요시설이 늘어서 있다. 대기 오염 집중 범위가 통상 반경 2㎞로 알려졌고, 특히 24시간 가동되는 SRF 소각시설은 주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반드시 개발행위허가 절차가 요구된다는 것이 범시민연대의 지적했다.

이들의 건축허가 취소 요구의 근거는 '건축법상 건축허가 절차에서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 허가기준 충족 여부에 관한 심사가 누락된 채 건축 허가가 발급된 경우 위법함으로 건축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다.

또 소송이 대법원의 환송파기 판결 후 대구고법의 조정 권고에 따라 취하됨으로써 판결에 기속력(법원이 재판 후에 그 재판을 임의로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게 되는 구속력)이 발생된 상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현정 범시민연대 대표가 "김천시가 개발행위 심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SRF 건축(증축) 허가를 직권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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