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고장' 영천 土馬로 알려요" …이규철 작가 '문화밀알' 역할

  •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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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1 07:39  |  수정 2024-03-01 07:43  |  발행일 2024-03-01 제8면
자양면 폐교에 공예촌 조성
역사속 이야기 브랜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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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 자양면 자양중학교를 리모델링해 공예촌으로 탈바꿈시킨 '토마' 작가 이규철씨가 자신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경북 영천시 자양면은 영천댐 조성 이후 주민들의 집단 이주로 영천 10개 면(面) 중 인구가 가장 적다. 초고령화 지역인 이곳에 문화의 밀알이 싹트며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한 작가가 문화 콘텐츠를 개발,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꿈꾸고 있다. 이규철 작가는 폐교된 영천 자양중학교를 리모델링 해 공예촌을 조성하고 말(馬)을 소재로 스토리텔링 한 역사 속 토마(土馬) 이야기를 개척하고 있다.

토마는 흙으로 만든 말의 형상에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다.

토마 이야기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작가는 의병장의 충노(忠奴) '억수'라는 인물을 토마 이야기로 완성시켰다. 즉 의병인 백암 정의번의 노예인 억수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조명한 것이다.

그는 충노의 죽음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억수의 아들 '미르'라는 인물을 통해 가족에 대한 사랑뿐 아니라 책임과 의무라는 현대적 의미로 재탄생시켰다.

이 작가는 "'토마는 말의 고장인 영천에 딱 맞아떨어지는 콘텐츠일 뿐 아니라 토마라는 브랜드가 영천을 넘어 전국으로 나아가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자양중 공예촌에는 이 작가 외에도 4명의 작가가 각자 다른 공예품을 창작하며 주민 대상 체험학습과 전시회, 음악회 등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영천문화공감센터 도움으로 토마부터 말과 접목한 항아리, 추상적인 공예품, 한지와 유리를 이용한 작품들을 전시해 지역 주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줬다.

특히 자양 주민과 10년간 함께 해 온 이 작가는 지양면의 지속적인 발전과 주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면 단위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갖고, 경북도와 상담 컨설팅, 교육 수료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자양문화환경협동조합을 설립하는데 중추적 역할도 했다.

그는 공식적으론 공예촌 작가, 토마 이야기 제작자, 억수 공연 기획자, 협동조합 이사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양면 문화 환경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활동 중이다.

최근엔 간편 악기(우쿨렐레·칼림바·오카리나) 동호회까지 결성해 주민들에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자연보호를 위해 숲길 해설사, 등산 지도사의 자격증도 취득해 트레킹 동호회까지 결성하며 재능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규철 작가는 "영천 자양면이 문화의 향기가 퍼져 나가는 마을, 사람의 삶이 행복한 마을, 젊은이들이 환영받으며 들어와 아기 울음이 들리는 마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했다.

글·사진=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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