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시대공감] 전유진, 가왕으로 우뚝 섰다

  •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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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8 06:58  |  수정 2024-03-08 14:36  |  발행일 2024-03-08 제26면
'미스트롯2' 탈락한 전유진
마침내 현역가왕으로 우뚝
감성표현으로 국민신드롬
폭발적인 샤우팅 무대장악
한국가요계 새 퀸 등장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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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전유진이 마침내 가왕으로 우뚝 섰다. 최근 방영된 MBN '현역가왕'에서 쟁쟁한 성인 현역가수들을 모두 제치고 올해 고3이 되는 청소년 전유진이 1위에 오른 것이다. 글자 그대로 현역 중의 가왕으로 인정받았다.

앞에서 '마침내'라고 한 것은 이런 날이 언젠간 올 것이라고 이미 예측됐었기 때문이다. 전유진이 과거 '미스트롯2'에 출연했을 때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었다. MBC '편애중계' 왕중왕전에서 준우승을 하며 얼굴을 알린 상태에서 '미스트롯2'에 도전했지만 그때까진 아직 톱스타는 아니었다. 그런데 '미스트롯2' 1회에서 전유진이 '서울 가 살자'를 부른 후에 신드롬이 터졌다. 당시 중학생에 불과했는데 무려 5주 연속 국민 응원 투표 1위를 차지했다.

그렇게 국민적 열기가 터졌는데도 당시 마스터들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런 속에서 전유진이 중도탈락하자 엄청난 반발이 나타났다. 프로그램 시청률이 하락했고, 최종 우승자 결정에도 시청자들의 반발 투표가 영향을 미쳤다. 마스터들이 계속해서 높게 평가한 사람이 아닌 다른 출연자가 우승한 것이다.

바로 이런 것들이 초유의 사태였다. 한 사람 탈락했다고 경연프로그램 시청률이 하락하고, 그 여파가 우승자 선정에까지 미친 것 말이다. 당시 전유진은 탈락했지만 최고 스타 자리에 오른 무관의 제왕이었다. 중학생 때 그 정도 신드롬을 일으켰으니 앞으로 가왕이 될 거란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현역가왕'에서 그날이 도래한 것이다.

전유진이 어렸을 때부터 국민적 사랑을 받은 건 그 목소리가 듣는 이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미스트롯2' 당시 자극적인 가창이나 화려한 기교로 한순간 이목을 잡아끌진 않았지만 들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가창으로 감동을 줬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가장 편안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나이를 의심케 하는 깊은 감성 표현을 해낸다. '현역가왕'에선 그런 전유진표 감성 표현이 더욱 깊어졌다.

감성 표현만으로 이미 국민 신드롬을 일으켰는데 새로운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며 폭발적인 고음의 샤우팅으로 무대를 장악하기까지 한 것이다. 전유진은 무대 울렁증이 약점이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강산' 무대는 팀의 대장으로 나선 것이어서 성인도 크게 긴장할 상황이었다. 그런 자리에서 시원하게 샤우팅 하는 모습으로 그새 울렁증을 이겨내고 성장했음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공연 중에 '깨방정' 안무로 웃음을 주더니 나중엔 '남이가'를 통해 본격적인 댄스음악까지 시도했다. 안무가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퍼포먼스 장인까지 돼 가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아이돌의 느낌까지 있다. 뉴진스 아닌 '유진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성장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눈부실 정도다. 감성무대, 파워풀한 무대, 댄스무대, 코믹 설정 무대까지 모두 가능해 보인다. 그 나이에 맞는 깨방정 밝은 모습으로 빵빵 터뜨리기까지 한다. 놀라운 스타성이다.

한국 가요계에 새 퀸이 나타난 느낌이다. 이제 곧 '현역가왕' 한일전이 치러진다. 전유진이 일본에도 선을 보인다는 뜻이다. 과연 한국에서의 신드롬을 일본에서도 이어가면서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될까? 일본의 유명 가수 마츠자키 시게루는 전유진의 댄스 트로트 공연을 보고 "이대로 일본에 가면 톱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떤 보완이 필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초유의 길을 걸어온 전유진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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