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김값'…대구 김밥 가격 상승 이끈다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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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9 17:27  |  수정 2024-03-20 07:09  |  발행일 2024-03-20 제3면
대구 자영업자 "20~30%가량 김 가격 상승 느껴"
해외 수출 증가, 국내 김 생산 저하 등이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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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최근 김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김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이른바 '김 기근 '현상까지 조만간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김 수출이 급증하고 이상 기후탓에 김 생산량도 줄어서다. 이때문에 김밥 등 김을 재료로 쓰는 식당의 고충이 커지는 등 외식물가 상승도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마른 김(10장)의 가격은 19일 기준 1천136원으로, 지난해(997원)보다 13.9% 가량 올랐다. 평년(971원)과 비교해도 16.9% 상승했다.

김 가격이 뛴 주된 이유중 하나는 아이로니컬하게도 한국 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과 연관이 깊다. 최근 해외에서 '냉동김밥' 열풍으로 김밥 인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김 수출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일본 등 이미 김과 친숙한 국가 뿐만 아니라 미국, 남미, 중동 지역 등 해조류가 낯선 국가에서도 너도나도 한국산 김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세계 전체 김 생산량을 장악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 김이 글로벌 수출 시장 점유율 70%나 된다. 일본·중국의 김 작황 부진 탓에 한국산 김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서다.

국내 김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김값 상승을 야기했다. 지난 수 년간 이어진 이상 기후로 수온이 오르자 해수면의 병충해 활동이 늘어 김이 녹아서 사라진 것. 기생성 질병인 '붉은 갯병'도 김 양식장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김 생산 77%를 차지하는 전남지역 생산량은 지난해 11%나 감소했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김밥집 등을 즐겨찾는 소비자들에게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 남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김값은 지난해 대비 30%올랐고, 쌀을 제외한 채소, 계란 등 속 재료는 최대 100%까지 가격이 올랐다"며 "주위를 둘러봐도 저렴했던 김밥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김밥은 쉽고 저렴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을 제품인데 요즘처럼 김밥 재룟값이 터무니없이 오르니 예전에 팔았던 2천~3천 원대로는 좀처럼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김밥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대구시가 발표한 개인서비스요금 가격 동향자료를 보면, 지난 18일 기준 대구지역 김밥(1인분) 가격은 5천625원이다. 1년여 (5천375)만에 4.6%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가격(3천813원)과 비교하면 가격대가 47.5%나 널뛰었다.

대구에선 아직 '김' 품귀현상까진 나타나고 있지 않다.하지만 급격히 오른 김과 재료비 탓에 김밥 가격이 오를 개연성은 높다.

 


대구 중구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B씨는 "김밥용 김(100장) 가격이 9천원에서 1만6천원까지 올랐다. 한 달 전부터 김 가격 상승이 예고됐는데, 그 여파를 고스란히 김밥집들이 맞고 있다"며 "인근 김밥집 사장님들도 '김밥 가격을 올려야 하나'며 많이 고민하고 있다. 김 물량 자체가 어려운 시점이 올까봐 다들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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