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세계 속의 대구'를 물려주자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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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1 06:55  |  수정 2024-03-21 06:55  |  발행일 2024-03-2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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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석기자 (사회부)

스물다섯이 되던 해. 대구에서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대구 사람들은 단합력이 참 강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어딜 가나 출신 고교를 물어보고, 대구 출신인지 아닌지를 중요하게 여겨서다. 그래서인지 혹자는 대구를 '인구 240만명인 마을'이라고 표현한다.

돌이켜보면, 특유의 단합력이 과거 대구를 발전하게 했지만 '폐쇄성'이라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쇠퇴하게도 하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줘서는 안 될 자산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환점이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이다. 대구에서 유럽으로, 미주(美州)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관문을 만드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실로 멀고도 험했다. 공항 이전지를 정하고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이뤄지는 신공항 건설 사업의 신뢰도를 높여줄 특별법 제정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대구시는 20일 천신만고 끝에 신공항 건설과 종전부지·주변지 개발 사업을 맡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공항공사 등 5개 공공기관과 체결했다. 연이어 21일에는 8개 금융기관과의 업무협약을 맺는다. 지역민의 오랜 숙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물론, 아직 남은 과제가 없는 것만은 아니다. 민간기업의 사업 참여가 마지막 남은 퍼즐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을 때 삼성 건설 부문과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의 사업 참여를 위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간부 공무원들도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인들과 접촉하며 마지막 퍼즐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TK신공항 건설은 지역의 미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참여 기업의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다. 건설·부동산 시장 불황 속에서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토건 사업이 시행되는 데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세계적 규모의 공항을 건설하는 노하우를 쌓을 기회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과 포스코의 태동지는 TK다. 창업주의 피나는 노력에 지역민의 애정이 더해져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자랄 수 있었다. 이제는 고향에서 '성공의 역사'를 후손에게 다시 물려줄 차례다. 우리 후손들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구'에서 살아갈 첫걸음을 떼는 데 동참해주시라.

민경석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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