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대중교통 적자 '바닥' 찍었다…공영제 전환 이후 18년만에 첫 재정지원금 감소

  • 이승엽
  • |
  • 입력 2024-04-01 17:27  |  수정 2024-04-02 07:08  |  발행일 2024-04-02 제1면
작년 버스 지원금 2천296억…전년 比 281억 줄어
도시철도 지원금 3천억 돌파…운영비는 첫 감소
허리띠 졸라맨 대구시·교통공사, 자구책 빛봐
"올해 요금 인상 등 재정지원금 더 줄 듯"
2024040101000046000001301
대구 대중교통 적자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친환경 시내버스에 승객이 올라타는 모습. 영남일보DB.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대구 대중교통 적자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운송수익 증대와 연료비 감소 요인과 함께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지자체·기관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총 2천296억원으로, 전년(2천577억원) 대비 281억원 줄었다. 2006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후 대구시 재정지원금이 전년보다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지원금은 2006년 413억원에서 10년 만에 1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구도시철도의 경우 지난해 재정지원금이 처음으로 3천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도시철도 재정지원금은 3천94억원으로, 전년(2천575억 원) 대비 519억원 늘었다. 다만, 이는 2022년 말 대구교통공사 전환에 따른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의 부채 승계, 1호선 연장·4호선 건설비용 등을 합산한 결과다.
 

2024040201050000984.jpg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인건비, 동력비, 시설물 유지관리비 등 실질 살림살이 비용을 보전하는 운영비 지원금은 지난해 2천191억원으로 전년(2천234억 원) 대비 43억원 감소했다. 역시 공사 창사 이래 첫 운영 지원금 감소 사례다.

적자가 줄어든 이유로는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운송수익 증대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해 시내버스 운송수익은 1천986억원으로, 전년(1천838억 원)보다 148억원가량 늘었다. 이는 시내버스 이용객이 2022년보다 8%가량 증가한 덕분이다. 대구도시철도 이용객도 지난해 1억4천222만여 명을 기록하며 2019년(1억6천762만여 명)의 84.8% 수준까지 올라왔다.

연료비용 감소도 적자 폭 하락에 한몫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유가 및 가스비 폭등으로 2022년 시내버스 연료비용은 전년(500억 원) 대비 383억 원 늘어난 883억 원을 기록했다. 원유가·가스비 상승세가 일단 멈추면서 지난해 연료비용은 2022년보다 80억 원 감소한 803억 원으로 추산됐다.

재정 위기에 허리띠를 꽉 졸라맨 지자체·기관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시는 지난해 3월 시내버스 차령을 기존 9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며 16억 원가량의 예산을 절감했다. 이 밖에도 전 버스 대상 연료 절감 장치 및 친환경 시내버스 등의 도입에 따른 연료비 절감 효과는 연 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시는 파악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인 대구교통공사도 관행적인 용역 방법 개선, 부품 국산화 개발, 업무개선, 유휴공간개발 등 분야별 비용 절감과 수익증대 과제 발굴에 힘쓴 결과, 지난해 경상경비 증가분이 전년(2022년) 대비 84.9% 감소한 31억 원에 그쳤다. 공사는 2025년까지 357억 원의 비용 절감과 610억 원의 부대 수익 창출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나채운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대중교통 재정지원금 감소는 연료 절감 장치 도입 등 다양한 자구책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는 8년 만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이뤄져 재정지원금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승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