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투표 하루 앞두고 성사된 尹대통령과 전공의 대표 만남…단순 의견 교환 차원일 가능성도

  • 강승규
  • |
  • 입력 2024-04-04 19:22  |  수정 2024-04-04 19:29  |  발행일 2024-04-05 제3면
의·정 갈등 해소 낙관 어려울 듯
박 단 위원장 이력에 대해서도 관심
박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4일 면담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 총선을 앞둔 여당에서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유연한 대처를 요구받아온 윤 대통령, 총선 전 시점을 발언권 확장 시기로 판단한 대전협 비대위의 전략적 고려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대화 국면 조성에 적극 나선 데는 정부의 갈등 해결 의지를 부각하면서 의·정 대치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막으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만남만으로 의·정 갈등 해소를 낙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46일 만에 처음 이뤄진 이날 만남은 140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단순 의견 교환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 첫 만남에서 윤 대통령이 말한 의대 정원 관련 의료계의 통일되고 합리적인 안이 제시되기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박 위원장 역시 증원에 대한 원점 재검토 답변을 얻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의사 증원과 관련해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은 주목된다. '전공의 입장 존중'이 2천 명 증원 규모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향후 추가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을 140분간 면담한 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올렸다.

한편 윤 대통령을 만난 박 위원장 이력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 의료계에 따르면 1990년생인 박 위원장은 경북 포항이 고향이다. 포항 제철고와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의료인의 길을 걷게 됐다. 경북대 의전원 당시 그를 지켜봤던 교수들은 성격 좋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학생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제주교도소, 서울역 노숙인 무료 진료소에서 공보의로 활동한 바 있으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정책국장과 회장을 역임했다. 그러던 중 박 위원장은 2023년 8월 제27대 회장에 당선됐다. 당시엔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있었다.

선거에 단독 출마한 박 위원장은 90.36%(4천342표)의 찬성표를 얻었다. 당시 그는 △전문의 중심의 수련병원 진료 체계 구축 △전공의 보호 대책 마련 △근무 시간·임금 개편 △회원 소통 강화·의견 수립 방안 모색 △특별위원회·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설립 추진 △강연, 초음파 등 술기 강의 확대 △국회 및 정부 등 대관 업무 역량 강화 △전공의 특별법 개정안 발의 지속 △정책 자문위원회 설립(전문의, 전공의, 공보의, 의대생)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