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최근 유가까지 들썩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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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7 18:53  |  수정 2024-04-08 07:19  |  발행일 2024-04-08 제2면
올해 유가 상승세 계속
정부와 관계당국 물가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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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숙지지 않는 가운데 최근 '고유가' 조짐까지 보여 서민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뜩이나 높은 3%대 고물가를 더 압박할 수 있어서다. 이는 금리인하 시기를 더 늦출 수 있어 경기 침체 상황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5일 종가 기준,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1배럴당 90.89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1.17달러,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6.91달러다. 3대 국제유가가 한 달 전보다 각각 5.16달러, 4.83달러, 5.15달러 급등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상태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대구지역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615.0원이다. 3월 첫째주(1610.1원), 2월 첫째주(1천565.5원), 1월 첫째주(1529.9원)와 비교하면 각각 0.3%, 3.19%, 5.56%씩 상승했다. 올들어 매달 휘발유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유가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 가계 부담으로 돌아온다. 고물가에 고금리, 고환율 상황이 몇 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기름값까지 오르면 물가 전반의 상승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차량 유지비뿐만 아니라 물류비용, 전기·가스 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등 여타 품목의 가격 상승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달 대구·경북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도 동월 대비 각각 2.8%, 3.2% 상승했다. 대구는 4개월 연속 2% 후반대, 경북은 2개월 연속 3%대다. 큰 폭의 하향곡선은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해 '강 달러'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 수입물가 상승,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빚더미에 내려오기 힘들어진다. 물가 상승세에 내수시장은 더 얼어붙을 수 있다.

주부 박모(여·53·대구 북구)씨는 "물가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장보기도 겁나고, 최근엔 휘발윳값도 많이 올라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닌다. 아무리 아껴도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느낌"이라고 푸념했다.

금융 당국의 향후 물가 전망도 비관적이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와 농산물 가격 움직임에 따라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물가 전망 경로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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