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급 R&D 예산 편성…아무도 그저 떠먹여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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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0 07:01  |  수정 2024-04-10 07:01  |  발행일 2024-04-10 제27면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다지만, 대구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수도권과 지역의 R&D 역량 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증가한 예산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연구개발비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대구는 1% 남짓이다. R&D 격차는 경제력 격차를 불러온다. R&D를 주도하는 국가나 지역이 미래를 주도한다. 역대급 R&D 예산도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그저 떠먹여 주지 않는다. 대구경북이 R&D 예산 지각변동에 선제 대응해 'R&D 변방' 탈출을 향한 세밀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이번 조치 역시 비수도권 지역엔 아쉬움이 있다. 2024년 지침에는 '과학기술을 통한 지역 자강적 혁신 기반 조성'이 중점 항목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2025년 기준에는 하위 내용에 '첨단산업 제조기반이 지역 혁신거점으로 집적되도록 지역특화형 R&D를 선별 지원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비수도권 지역은 '선별'의 행운에 기댈 수밖에 없는 틀이다. 이래선 '국가 주도' '수도권 중심' R&D 투자 행태를 벗어날 수 없다.

대구가 집중 육성 중인 '대구 미래 5대 신산업'은 R&D 투자의 좋은 토양이다. 역외기업 유치를 통한 '민간 주도 생태계'로 체질을 개선 중이다. 최근 3년간 11개 역외 연구소기업이 대구로 왔거나 올 예정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정부의 R&D 투자 방향에도 부합한다.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정부 기조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5대 신산업 관련 R&D 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민간 주도형 R&D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더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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