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온실가스 배출하는 선거홍보물, 다른 대안 없나?

  • 김태강,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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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1 17:26  |  수정 2024-04-12 07:20  |  발행일 2024-04-12 제7면
선거공보물, 현수막 등 폐기 시 7천~2만톤 이산화탄소 배출
친환경 소재 사용하는 선거법 개정안 등은 국회 계류 중
온라인 공보물 사용 등 환경 위해 선거 문화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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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선거 후보자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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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우편함에 발송된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물이 그대로 방치되어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매번 선거 때 사용되는 현수막·공보물 등 선거홍보물이 폐기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일회성으로 사용 후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서인데, 선거 홍보 방식을 변경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투표용지와 후보자가 제출한 선거 공보, 벽보에 사용된 종이는 약 5천t, 현수막은 약 10만5천90장이 발생했다.

종이 1㎏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1.37㎏ CO2e, 현수막 1장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4.03㎏ CO2e임을 감안하면,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천300t CO2e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홍보물과 현수막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만772t CO2e으로 대선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았다.

선거용 현수막은 주로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 원단과 특수용액이 첨가돼 폐기과정에서 매립·소각할 경우 심각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일부 현수막은 지자체가 마대·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재활용률은 25%를 채 넘지 못한다.

8회 지방선거 당시 전국에서 발생한 폐현수막 1천557.4t 중 재활용된 것은 386.8t으로 재활용률이 24.8%에 불과했다. 대구의 경우 당시 45.8t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는데 이 중 24.4t을 재활용하며 전국 평균에 비해 두 배 넘게 높은 재활용률(53.3%)을 기록했다. 경북은 34.7t 중 5.2t을 재활용하며 14.9%의 재활용률을 기록했다.

선거 때마다 발생하는 선거 홍보물을 친환경 소재로 사용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2021년 8월 선거 공보물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도 2021년 11월 선거홍보물을 재생 종이로 사용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은 2021년 7월 선거용 현수막을 재활용이 쉬운 재질로 제작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도 2022년 10월 선거 벽보·현수막 등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해당 법안은 모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선거 홍보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현재의 공직선거법은 개정이 필요하다. 종이 공보물은 전자형 공보물로 전환하고, 현수막 사용은 금지해야 한다"며 "온라인 공보물로 전환하되 관련 정보에 취약한 디지털 약자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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