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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청 전경. 영남일보DB. |
대구 서구가 악취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구성한 '악취 대책 민관협의회'가 올해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 일대 악취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협의회 구성 후 6년째 이렇다 할 성과조차 내지 못하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25일 출범한 제3기 악취 대책 민관협의회(이하 악취협의회)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악취협의회는 서구가 지난 2019년 11월 악취 문제해결을 위해 처음 발족했다. 서구 부구청장이 위원장을 맡고 서구의회 의원, 주민대표, 염색산단 공단 관계자, 전문가 등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들의 임기는 2년으로, 2년마다 위원 구성이 바뀐다.
회의는 위원장의 요구나 위원 과반수의 요구에 의해 소집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횟수 등이 명시되지 않아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2019년 출범 이후 회의를 연 건 지난 6년간 두 차례에 불과하다. 서구는 1, 2기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회의를 열지 못했다고 했지만, 엔데믹 후 1년이 지난 현재도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민관협의회에 속한 주민대표의 대표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민관협의회에는 악취 영향권인 비산7동, 평리5·6동, 상중이동 등 4개 동에서 주민대표 1명씩 추천받아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악취 문제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주민들은 정작 악취협의회 주민대표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악취로 고통받는 일부 지역은 악취 근원과 멀다는 이유로 주민대표로 선정되지도 못하고 있다.
평리3동 주민 조용기(36)씨는 "평리3동 주민들도 악취로 인해 고통받고 있지만, 민관협의회에 속할 수 없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무엇을 기준으로 주민대표를 선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리6동 주민 권모(41)씨는 "민관협의회에 속한 주민대표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어떻게 주민들을 대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지금껏 제대로 된 악취개선 방법 하나 내놓지 못한 협의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서구 관계자는 "올해 초 악취방지 계획 수립을 위해 회의를 열고자 했지만, 염색산단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상황이 바뀌어 조금 더 지켜본 후 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하반기 중으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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