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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 <잘보는안과 원장> |
안과 진료를 보다 보면 눈물이 많이 난다며 찾아오는 환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현대인은 안구건조증이 흔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눈물이 좀 나는 게 큰 문제인가?' 혹은 '오히려 눈물이 많이 나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일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수건이나 휴지로 닦아내며 생활해야 한다면, 이는 매우 불편한 경험일 것이다. 눈물은 눈을 촉촉하게 유지해 눈 표면을 맑고 깨끗하게 보존하고, 이물질의 침투를 막아 눈 밖으로 흘려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눈물이 없다면 슬프거나 기쁠 때 이를 표현할 수단이 하나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눈물은 눈을 적셔주는 기능적 역할뿐만 아니라 감정 표현에서도 큰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눈물이 과도하게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눈에 과도한 자극이 있을 때 눈물 분비가 늘어나는 경우다. 외부 이물질의 자극을 받으면 이를 배출하고자 많은 양의 눈물이 분비된다. 이러한 자극에는 이물질 외에도 바람, 꽃가루, 미세먼지, 안구건조증, 결막염 등이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생성된 눈물은 눈가에 고이거나 흘러내려 불편함을 유발하게 된다. 이럴 때는 눈에 자극을 주는 원인 물질을 피하거나, 인공누액을 점안하여 원인 물질을 씻어내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안약을 점안해 불편함을 줄이는 치료도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눈물이 배출되는 길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지속적으로 분비돼 눈을 촉촉하게 만든 뒤 눈꺼풀에 위치한 눈물점을 통해 코로 흘러나온다. 이 과정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이뤄지며, 이 때문에 눈은 항상 촉촉한 표면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눈물이 배출되는 통로나 눈물점에 문제가 생겨 코로 잘 배출되지 못하면 갈 곳을 잃은 눈물이 밖으로 흘러내리게 된다. 이때는 눈물이 배출되는 통로를 확보해줄 필요가 있다. 탐침술 등 진료실에서 간단히 시도할 수 있는 방법부터 실리콘 튜브 삽입술이나 누낭비강문합술 등 수술을 통한 방법까지 다양한 수단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눈물이 난다며 오는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안약 점안 등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혹시나 수술을 하라고 하면 어쩌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은 제쳐두고, 안과를 방문해 눈물이 나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슬프지도 않은데 흐르는 눈물을 닦아가며 생활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정현욱 <잘보는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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