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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관(오른쪽) 대구시 보건복지국장과 김시오 대구의료원장이 11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기자실에서 추석 연휴 비상의료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대구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비상 진료 체계를 대폭 강화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한 걱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연휴 동안 병·의원과 약국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응급실 혼잡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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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비상 진료 체계 강화
대구시는 추석 연휴(14~18일) 동안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비상 진료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민들이 불편 없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 의료 기관 및 약국과 연계할 방침이다. 이번 연휴에는 지난 설 연휴 때보다 2배 가량 늘어난 3천580여 곳의 병·의원과 약국이 문을 열 예정이다.
우선 19개의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운영한다. 대구시는 응급실 이용자가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해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에 추가 의료 인력을 배치하고, 1억4천여만 원의 인건비를 긴급 지원할 예정이다. 추석 당일 진료하는 의원에는 지원 인력 수당으로 1천200만원을 지급한다.
경증 환자들이 응급실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병·의원 1천700여 곳과 약국 1천880여 곳도 지정해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하루 평균 340여 곳의 의료기관이 문을 열어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의료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지역 보건소는 14일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비상 진료를 한다. 군위군보건소는 24시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민들이 심야에도 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심야 공공약국 10곳을 운영하고, 편의점 1천961곳에서는 해열제와 소화제 같은 필수 의약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대구의료원도 추석 연휴 동안 응급환자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비상 진료 체계를 강화한다.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며, 처음으로 16일부터 18일까지 내과와 소아청소년과 외래진료실의 문을 연다.
코로나19와 호흡기·발열 환자를 위한 '발열 클리닉'도 24시간 운영해 감염병 대응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그래도 '불안'
그런데도 시민들 사이에서는 추석 연휴 기간에 응급 상황 발생 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
달성군 화원읍에 거주하는 김모(49)씨는 "연휴에는 병원을 찾는 것이 항상 어려운 문제다. 갑자기 아플 경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불안하고, 응급실이 혼잡할까 봐도 걱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응급실 과밀화와 의료기관 접근성 문제는 명절마다 반복되는 주요 우려 사항 중 하나다. 특히 명절 연휴 기간에 고령자나 어린이 등 건강에 취약한 이들이 병원을 찾을 일이 빈번히 발생해 이러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시민들이 응급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병·의원과 약국의 운영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있다.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달구벌콜센터(120), 119구급상황관리센터 등을 통해 병·의원과 약국 운영 시간과 위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 제공에도 많은 시민들은 이를 미리 파악하지 않고, 긴급 상황에서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연휴 직전에 병원 운영 여부를 확인하게 돼 정보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 의료계에서는 이번 대구시의 비상 진료 체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시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구지역 A 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 운영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숙지하지 않으면 응급 상황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보 전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디지털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취약 계층을 위해 전화 안내나 현장에서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