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큰 폭으로 줄어든 영덕인구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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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8  |  수정 2024-10-28 07:09  |  발행일 2024-10-28 제22면

[취재수첩] 큰 폭으로 줄어든 영덕인구
남두백기자<경북부>

인구 3만3천여 명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는 영덕군은 한때 9개 읍면에서 약 12만명의 군민이 생활했던 지역이다. 가장 많았던 1970년대 영덕의 초·중학교에서는 한 교실에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빽빽하게 채워져 학교 수업이 이뤄졌다.

우리나라 인구는 1980년 3천812만여 명, 2000년 4천700여만 명, 2020년 5천183만여 명에 이를 만큼 꾸준히 늘어났다.

그러나 1천만 가까운 사람이 사는 서울시보다 넓은 면적을 가진 영덕군의 인구는 정반대 모습이다. 1980년 9만1천여 명에서 2000년 5만1천여 명, 2020년 3만6천여 명으로 인구가 급격하게 줄었다.

수십 년 동안 빠져나간 인구 대부분은 아마도 젊은 층으로 학교 졸업 후 일자리와 교육 등을 이유로 대도시 쪽으로 이주하거나 정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영덕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지방 대부분이 겪고 있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최상위에 속해 있다. 그렇지 않고 이대로 갈 경우 지역 행정 단위의 일부 기능이 없어지는 지방소멸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방소멸은 지방 행정 단위의 인구가 감소해 공동체 기능을 상실하는 사회·경제적 현상을 뜻하며, 시군구 자치단체의 경우 '읍' 기준인 인구 2만명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한다.

지난 9월 통계에 따르면 영덕군 전체 인구 중 60세 이상 인구는 1만8천여 명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고연령층이 많은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 시설과 보호시설이 30곳이 있고, 이 중 7곳은 지난해부터 새로 생겨날 만큼 수요가 많다.

2019년 이후 영덕군에는 매년 400~600여 명이 사망신고 됐지만 출생 신고는 100~180여 명에 그치고 있다. 경제 활동의 핵심층인 젊은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자가 많은 만큼 지역 모든 부문에서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 35세 이하 젊은 층 10명 중 7명이 대학을 졸업했다고 한다. 고학력자인 이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영덕군은 물론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거의 없거나 간혹 있어도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또 어떻게 해서 자리를 잡았다고 쳐도 주택과 문화생활 등 이들의 기준에 맞는 생활 여건이 많이 부족한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영덕은 향후 20년 안에 지금의 절반 인구에도 못 미친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여러 인구 정책에도 한계가 명확하기에 앞날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크다.남두백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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