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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시민이 할인 중인 새송이버섯을 고르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ohhi@teongnam.com |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B급 제품과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 등 할인(마감 할인)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30세대 대표 소비 트렌드로 여겨졌던 '짠테크' 소비족은 최근 고물가 장기화에 따라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확산되는 모습이다. '짠테크'는 할인 등을 활용해 지출을 줄이거나 혜택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소비 방식을 뜻한다.
5일 오후 2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 소비자들은 신선식품 매대 앞에서 가격과 품질 등을 꼼꼼히 비교하며 신선 식품을 고르고 있다. 물가가 오른 것을 체감하듯 연신 제품을 들었다 놨다하며 구매를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할인' 스티커를 붙여놓은 식품이 모여있는 매대를 발견한 소비자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어떤 식품이 있는지,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날 마트에는 딸기, 토마토, 아보카도, 얼갈이배추, 마늘, 시금치 등 우리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이 할인 매대에 놓여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45분쯤 마트 직원이 할인 스티커가 부착된 시금치 6봉을 할인 매대에 추가로 올려놓자, 3명의 소비자가 동시에 달려와 가격과 품질을 확인하기도 했다. 방문 고객은 할인 판매하는 시금치 2~3봉을 천천히 만져보고 가격을 확인한 후 장바구니에 시금치를 담았다. 소비자가 구매한 시금치는 5천572원으로, 정가(7천920원)보다 2천원 넘게 싸게 구매했다.
할인 매대에서 무를 구매한 80대 여성 신모(대구 수성구)씨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장보기 겁날 때가 많다. 그럴 때 할인 매대를 찾아 필요한 식재료가 있다면 잽싸게 구매하고 있다"며 "비록 2천~3천 원 차이지만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할인 매대를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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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대구 북구 GS25 침산그랜드점에 할인 중인 신선식품. 이윤호 기자 yoonohhi@teongnam.com |
편의점도 최근 들어 '마감 할인' 상품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GS25에 따르면 마감 할인을 선보인 지 1년 만에 매출이 5.3배나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의 '마감 할인' 이용률이 70% 이상을 차지해 눈길을 끈다. GS25는 올해 연말까지 마감 할인 상품 누적 판매량이 5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지역 한 편의점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다 보니 마감 할인 상품을 찾는 손님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등 마감 할인 대상 상품은 매일 4~5건씩 팔리고 있다"며 "20~30%씩 할인하는 신선식품은 한 달에 180여 건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예를 들면 우리 매장에서 판매하는 스테이크 고기가 할인 판매에 들어가면 6천 원으로 즐길 수 있어 고객들이 크게 몰린다"고 전했다.
대구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할인되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당분간은 이 같은 소비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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