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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3시 30분쯤, 아이폰 앱 스토어 내 소셜 네트워킹 분야에서는 여전히 텔레그램이 카카오톡을 제친 채 인기 순위 2위에 랭크돼 있다. 온라인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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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3시 30분쯤,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 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텔레그램이 인기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화면 캡처 |
계엄 사태 이후 메신저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이른바 '디지털 망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계엄 선포 당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트래픽이 몰리며 접속이 불안정한 데다 국내 메신저는 자칫 검열될 수 있다는 괴담마저 돌면서 상대적으로 보안이 철저하다고 알려진 텔레그램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10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텔레그램 신규 설치 건수는 4만576건으로, 당일 메신저 전체 신규 설치의 절반 가까운 47.09%를 기록했다. 전날(2일) 신규 설치 건수(9천16건)와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치다.
텔레그램 신규 설치는 4일에도 3만3천33건에 달했고, 5~6일에도 1만 건이 넘어서면서 메신저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이날 오후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와 아이폰 앱스토어의 소셜 네트워킹/커뮤니케이션 분야를 확인한 결과, 텔레그램은 2~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었다.
계엄령 선포 직후 텔레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로 통신 불안, 검열, 보안 등이 꼽힌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의 포털 다음은 당시 트래픽이 몰려 접속 불안 현상을 빚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바탕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국내 앱의 경우 통신 검열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보안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텔레그램으로의 '디지털 망명'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직장인 박모(35·대구 달서구)씨는 "계엄령 상황에서 주요 포털사이트가 접속 제한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특히 '단체 카톡방 등에서 괜히 말 한번 잘못했다가 검열을 받고 잡혀가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텔레그램 설치를 고민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장기화 되거나 또 다시 재현된다면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으로 갈아타야 할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해외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은 정치권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세계 여러 법원의 정보 제공 명령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어떤 기관에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텔레그램 정책 때문에 보안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N번방 사건 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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