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예고…포항 철강업계 '초긴장'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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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0  |  수정 2025-02-10 18:01  |  발행일 2025-02-11 제11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관세 조치 예의주시
기존 쿼터 유지 여부 '불확실'…"정부 적극 나서야"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예고…포항 철강업계 초긴장
포항제철소 고로 출선 모습. <포스코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기존 철강 무관세 쿼터 체결국인 한국은 쿼터제 유지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각)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25% 추가 관세 부과하는 계획을 10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철강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기업들의 대미(對美)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 기업들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꺼낸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응하기 위해 '쿼터제'에 따라 연간 263만 t의 철강을 수출하고 있다. 이에 철강 알루미늄 초과분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당시 협상에서 한국은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 수준인 263만t까지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 받았다. 수출 물량을 줄이는 대신 무관세 혜택을 택했다. 이에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는 쿼터제를 유지하며 일정량의 철강을 미국으로 수출해 왔다. 포스코는 자동차·조선·건설용 철강을,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과 건설용 철강을, 동국제강은 선박·건설용 후판과 형강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번 관세 정책으로 쿼터제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쿼터 폐지 시, 사실상 한국 철강 업계는 '관세 폭탄' 위험에 처하게 되며, 이로 인해 원가 상승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향후 우리 정부와 미국과의 협상 내용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가 어느 정도 예정된 절차였지만, 실제 시행 방식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관세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때까지 지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라며 "곧 발표될 관세 조치에서 쿼터 비체결국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 쿼터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포항지역 철강업계는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에 대해 기업 차원의 대응을 넘어 정부와 관련 협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철강기업 관계자는 "만약 기존 쿼터 체결국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된다면, 이는 한국 철강업계에 엄청난 타격"이라며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적극적인 협상으로 기존 쿼터 유지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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