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산불로 잿더미 될 뻔한 월암서원, 시민 ‘사투’로 보존

  • 박용기
  • |
  • 입력 2025-04-09 16:36  |  수정 2025-04-10 09:16  |  발행일 2025-04-10
지난 8일 구미시 도개면 산불, 월암서원 10m 앞 까지 번져
산림·소방당국, 구미시, 주민 월암서원 지키기 나서
재선충병 소나무 벌목도 결과적으로 도움, ‘천운이다’

구미 산불로 잿더미 될 뻔한 월암서원, 시민 ‘사투’로 보존

구미시 산불진화대원이 연기와 그을음이 가득한 가운데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구미 산불로 잿더미 될 뻔한 월암서원, 시민 ‘사투’로 보존

구미시 공무원들이 산불 진화를 위해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날 300여명의 공무원이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박용기 기자>

구미 산불로 잿더미 될 뻔한 월암서원, 시민 ‘사투’로 보존

구미소방서 소방대원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구미 산불로 잿더미 될 뻔한 월암서원, 시민 ‘사투’로 보존

월암서원 상의사가 여러 도움으로 보존돼 있다. <박용기 기자>

산불로 잿더미가 될 뻔했던 구미의 문화유산이 여러 기관·단체 및 지역민의 노력으로 무사히 보존됐다.

지난 8일 오후 3시11분쯤 경북 구미시 도개면 월림리에 있는 임야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발생한 곳은 조선 후기 서원인 월암서원 복쪽 방향으로 주불 진화 후 확인한 결과 불은 월암서원 가장 북쪽에 있는 상의사(尙義祠) 10m 앞까지 번져 있었다. 상의사는 선산 출신 사육신 하위지(河緯地), 생육신 이맹전(李孟專), 고려 말 충신 김주(金澍)의 위패가 있는 모셔져 있는 곳이다. 당시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월암서원 인근 소나무가 재선충병 작업으로 다 베어져 있어 빠른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당시 재선충병 벌목 후 쌓여 있던 소나무가 불길을 더 활활 타오르게 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역 문화 유산을 살린 것이다. 바로 인근에 낙동강에 있어 소방 헬기가 빠르게 물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월암서원은 1694년(숙종 20)에 사액서원이 되었으며, 1868년(고종 5)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없어졌다 2010년 복원됐다.

산림당국과 구미소방서, 구미시의 대처도 빨랐다. 산림·소방당국은 헬기 17대와 장비 42대를 동원, 불길을 막았고 구미화학재난방재센터의 고성능 화학차 로젠바워도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구미소방서 의용소방대 역시 산불 진화를 도왔고 구미시도 공무원 300여명과 30명의 산불진화대 등을 동원했다. 또한 인근 도개면 월림리, 가산리, 용산리, 동산리 마을 주민에게 대피하라는 긴급안전재난문자를 발송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인근 마을의 한 주민은 농약살포기 활용해 서원과 민가와 물을 뿌렸다. 이런 노력으로 산불 발생 1시간 40분 후인 4시50분 주불을 진화하는데 성공하고 잔불 정리에 들어갔다.

김혁종 월암서원 원장은 “진짜 천운이다"며 “구미시의 벌목과 산림·소방당국 등 여러사람의 힘으로 서원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불은 오후 11시 5분 완진됐으며 임야 8.7ha가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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