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산불로 잿더미 될 뻔한 월암서원, 시민 사투로 보존

  • 박용기
  • |
  • 입력 2025-04-09 16:36  |  발행일 2025-04-09
지난 8일 도개면 산불, 상의사 10m 앞까지 번져
소방·주민 진화 안간힘…1시간40분만에 주불 진화
구미시 산불진화대원이 연기와 그을음이 가득한 가운데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구미시 산불진화대원이 연기와 그을음이 가득한 가운데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산불로 잿더미가 될 뻔했던 구미의 문화유산이 여러 기관·단체 및 지역민의 노력으로 무사히 보존됐다.


지난 8일 오후 3시11분쯤 경북 구미시 도개면 월림리에 있는 임야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발생한 곳은 조선 후기 서원인 월암서원 북쪽 방향으로 주불 진화 후 확인한 결과 불은 월암서원 가장 북쪽에 있는 상의사(尙義祠) 10m 앞까지 번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시 공무원들이 산불 진화를 위해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날 300여명의 공무원이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박용기 기자>

구미시 공무원들이 산불 진화를 위해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날 300여명의 공무원이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박용기 기자>

월암서원은 1694년(숙종 20)에 사액서원이 됐으며, 1868년(고종 5)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없어졌다가 2010년 복원됐다. 또 상의사는 선산 출신 사육신 하위지(河緯地), 생육신 이맹전(李孟專), 고려 말 충신 김주(金澍)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당시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월암서원 인근 소나무가 재선충병 작업으로 대부분 베어져 있어 빠른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확산 속도는 늦출 수 있었지만 당시 재선충병 벌목 후 쌓여 있던 소나무에 불이 붙자, 불길은 더 격렬하게 타올랐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산불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때 인근 낙동강에서 물을 퍼온 소방 헬기가 진화를 시작했다.


구미소방서 소방대원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구미소방서 소방대원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산림당국과 구미소방서, 구미시의 대처도 빨랐다. 산림·소방당국은 헬기 17대와 장비 42대를 동원, 불길을 막았고 구미화학재난방재센터의 고성능 화학차 로젠바워도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구미소방서 의용소방대 역시 산불 진화를 도왔고 구미시도 공무원 300여명과 30명의 산불진화대 등을 동원했다.


구미시는 산불이 발생한 인근 도개면 월림리, 가산리, 용산리, 동산리 마을 주민에게 긴급안전재난문자를 발송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각자 농장에서 사용하던 농약살포기를 활용해 서원과 민가에 물을 뿌렸다. 이런 노력으로 산불 발생 1시간 40분 후인 4시50분쯤 주불을 진화하는데 성공하고 잔불 정리에 들어갔다.


월암서원 상의사가 여러 도움으로 보존돼 있다. <박용기 기자>

월암서원 상의사가 여러 도움으로 보존돼 있다. <박용기 기자>

김혁종 월암서원 원장은 "천운이다"며 "구미시의 벌목과 산림·소방당국 등 여러 사람의 힘으로 서원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불은 오후 11시 5분 완진됐으며 임야 8.7㏊가 불에 탔다.



기자 이미지

박용기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북지역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