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학’ ‘금강경’을 기도하듯 돌에 새기다](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news-p.v1.20250505.83b9bbabf4564dc5a576457bb283d237_P1.jpg)
전각·서각 전시회 여는 김지현씨가 작업을 하고 있다.
![[동네뉴스] ‘대학’ ‘금강경’을 기도하듯 돌에 새기다](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news-p.v1.20250505.20cb707232c6459d8981253faabe7654_P1.jpg)
돌판에 새긴 '금강경'.
![[동네뉴스] ‘대학’ ‘금강경’을 기도하듯 돌에 새기다](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news-p.v1.20250505.aeeaffa71fe7424a888f007fb9ad82f5_P1.jpg)
돌판에 새긴 '대학'.
“한 자, 한 자 마음을 다해 돌과 나무결 위에 기도하듯 정성을 담았습니다."
1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전각·서각전을 여는 김지현(49·대구 수성구 노변동)씨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기도'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천 자가 넘는 경전을 직접 붓글씨로 써 한 글자, 한 글자 일일이 돌에 새긴 만큼 보통 정성이 들어간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70여 점이다. 고전 '대학'과 '금강경' 전문을 돌판에 새긴 작품을 비롯해 한글과 한자로 새긴 반야심경, 타고르의 시 '기도', 백복백수전도 등 문자를 새긴 작품이 많다. 이외에도 돌탑과 별 바구니, 달, 고래, 코뚜레, 해바라기 등 젊은 감성으로 새긴 그림도 전시된다. 돌과 나무에 새긴 글씨는 김 작가 자신이 직접 쓴 것으로 수준급의 서예 실력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대학'은 가장 좋아하는 글이다. 고전이지만 오늘날에도 삶의 지침이 될 수 있어 한 자, 한 자 새기면서 마음을 다듬을 수 있었다"며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위해 금강경 전문을 붓으로도 두 번 썼는데, 5천 자가 넘는 글자를 돌에 새기는 일은 힘든 작업이었다"고 술회했다. 또 “예술성이 떨어지고 바닥이 보일까 우려도 했지만 추상적인 작품보다는 친근한 작품, 누구든 집에 들여놓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서예·전각·서각 등은 수련 기간이 길고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라 대개 나이든 작가가 많다. 반면 김 작가는 40대의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해 이번 전시가 더욱 주목된다. 박위호 수성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대학과 금강경은 위진남북조 시대의 묘지명에 가까운 작업을 했다. 서각은 선조들이 많이 한 음각의 기법과 나무의 결을 이용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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