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꿈아트센터, 1980~90년대 이면 담은 흑백 사진 선보여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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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17:05  |  발행일 2025-05-14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진영·이재갑의 초기작 전시
1980년대 학생·노동운동 현장 담아낸 박진영
1990년대 희극인 촬영 통해 삶의 본질 접근한 이재갑
04 박진영_386세대_석양의대치 1992(경북대)

박진영 '386세대_석양의대치 1992(경북대)'

01 박진영_386세대_선글라스 1989(종로)

박진영 '386세대_선글라스 1989(종로)'

투석전과 화염병 투척의 흔적이 난무한 1992년의 경북대 앞 도로, 진압복에다 방독면까지 착용한 경찰들의 검은 실루엣 사이로 최루탄 가스의 매캐하고도 날카로운 잔향이 코끝을 스치는 것만 같다. 학생과 대치 중인 경찰들의 머리 위에서 작렬하는 태양은 신군부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듯 서서히 기울어만 간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진영의 작품 속 풍경이다.

1980~90년대 대구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이면을 포착한 사진전이 대구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대구 봉산문화거리 내 복합문화공간 꾸꿈아트센터는 16일부터 오는 8월10일까지 '도큐먼트: 부재의 시간'展(전)을 개최한다.

꾸꿈아트센터의 두 번째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진영·이재갑의 초기 빈티지 프린트 26점을 비롯해 아카이브 자료, 도서 등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가 소개하는 사진은 저항의 시대 속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그 이면을 포착하고자 했던 두 작가의 실험과 작업의 기록이다.

전시는 총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은 박진영 작가의 '386 세대(386 Generation)'를 소개한다. 1980~90년대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일어난 학생운동, 노동운동의 현장을 담아낸 작업으로, 당시의 열정과 투쟁을 담은 극적인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재갑_무대뒤의 차가운 풍경_1

이재갑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_1'

이재갑_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_4

이재갑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_4'

두 번째 섹션에서는 이재갑 작가의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 시리즈를 선보인다. 1990년대 희극인들을 촬영한 이 작업은, 무대 뒤편의 풍경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순수한 열정과 삶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세 번째 섹션은 초기 흑백 작업을 지나온 두 작가의 현재를 담은 인터뷰 영상과 촬영 당시의 카메라, 관련 도서를 포함한 아카이브 자료로 꾸며진다.

전시 오프닝 리셉션은 16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열리며, 오는 23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7월5일 오후 2시에는 사진작가의 마스터클래스도 예정돼 있다. 전시기간 중 주말과 연휴, 또는 단체 관람자를 대상으로 도슨트 투어를 운영한다.

지난해 겨울 개관한 꾸꿈아트센터는 예술과 시민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공간으로서, 지역 예술가들의 초기작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통해 '변화하는 것'과 '시작하는 것'의 의미를 함께 조명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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