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제 무대에서 학술 및 기술 성과를 내고 있는 경북대 교수들. 왼쪽부터 정성화(화학과)·문창성(물리학과)·류홍열(생명공학부)·김민경(지구시스템과학부)·이학(기계공학부)·김경진(생명공학부) 경북대 교수. <경북대 제공>
경북대가 최근 국제 학술 및 과학기술 무대에서 연이어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학문적 우수성과 함께 글로벌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일 경북대에 따르면 △세계 연구자 상위 0.05%에 포함된 '정성화 교수'(화학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CMS 실험을 이끄는 '문창성 교수'(물리학과) △미국 예일대와 협력해 연구 성과를 낸 '류홍열 교수'(생명공학부) △북극과 서태평양을 무대로 국제공동연구를 펼치고 있는 '김민경 교수'(지구시스템과학부) △세계적 권위자와의 국제협력으로 정부 사업을 따낸 '이학 교수'(기계공학부)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연구 성과를 발표한 '김경진 교수'(생명공학부) 등이 글로벌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정성화 교수
정성화 교수는 화학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학자다. 최근 세계 학술 데이터 플랫폼 스칼라GPS(ScholarGPS)가 발표한 2024년 'Highly Ranked Scholar(HRS)' 명단에서 '최근 5년간' 업적 기준으로 3년 연속, '평생 업적' 기준으로도 2년 연속 선정됐다. 전 세계 상위 0.05%의 연구자만 이름을 올리는 이 명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영향력을 보여준다. 하루 평균 10회 이상 정 교수의 논문이 인용될 만큼 높은 인용도를 자랑한다. 총 인용 횟수는 3만7천여회, 구글 스칼라 기준 H-인덱스는 99에 달한다. 그는 유해 화합물,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제거 기술 등 지속 가능한 환경 기술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문창성 교수
문창성 교수는 우주의 근본 법칙을 탐구하는 고에너지 입자물리 실험 분야에서 국제적 연구 성과를 냈다. 특히 문 교수가 이끄는 경북대 CMS(입자충돌실험) 실험 그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기반구축사업인 유럽 CERN 연구소 협력사업에서 CMS 실험 연구팀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사업비 규모만 3년간 총 170억여원이다. CERN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CMS 실험은 51개국, 200여개 기관에서 5천4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물리 실험이다. 문 교수는 연구책임자로 한국 CMS 실험 연구팀을 총괄한다. CERN과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CMS 실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류홍열 교수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글로벌 협력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류홍열 교수팀은 미국 예일대 마크 호크스트래서(Mark Hochstrasser)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칼로리를 줄이지 않고도 제한과 유사한 상황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유도해 노화를 지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정신·생리적 부작용이 지적됐던 기존 칼로리 제한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려 관심을 받았다. 이 연구는 경북대 G-램프 사업단의 1대1 랩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된 국제협력의 대표 사례다.
◆김민경 교수
지구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도 활발하다. 경북대 G-램프 사업단은 최근 독일 극지연구소(AWI), 중국 통지대(Tongji University) 국가중점 해양지질연구원과의 국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극지 및 해양 환경 연구 협력을 확대했다. 김민경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지구 기후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극지 해양 환경에서 탄소 순환과 생태계 변화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수행 중이다. 특히 G-램프 사업단의 1대1 랩매칭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국 시안사범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및 로잔대,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일본 도쿄대, 한국 극지연구소 등과 다양한 국제공동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된 논문 중 3편은 분야 상위 10% 저널에 실렸다.
◆이학 교수
산업기술 연구에서는 경북대의 국제협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경북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조선해양산업기술개발사업'의 국제공동연구과제에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 삼성중공업 등 5개 기업과 한국기계연구원, 미국 UCLA 등이 함께 참여한다. 경북대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이번 과제에 포함돼 약 3년 6개월 동안 2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이번 과제 선정은 경북대가 추진 중인 글로컬 사업의 국제협력 시범 프로그램 '글로벌 매칭랩'의 첫 성과다. 이학 교수는 자율이동로봇 및 휴머노이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UCLA 데니스 홍(Dennis Hong) 교수팀과 '글로벌 매칭랩' 시범팀으로 참여해 이번 과제 선정을 이끌어냈다.
◆김경진 교수
김경진 교수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첨단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산업 조건에서 PET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바이오촉매를 개발해 세계 3대 과학저널 중 하나인 '사이언스(Science)'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개발한 바이오촉매는 1㎏의 PET를 단 8시간 만에 90% 이상 분해하는 성능을 보여 바이오촉매 기반 플라스틱 재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5천ℓ의 물을 사용해 1t가량의 PET를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촉매 재활용(BR) 기술이다. 이 연구는 경북대 기술지주 자회사인 <주>자이엔을 통해 생물학적 재활용(BR)의 국내 최초 사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김종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