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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주선하는 만남을 통해 결혼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대구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에서 앞다퉈 추진하는 미혼남녀 '커플매칭' 사업에 대해 시각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오죽하면 저런 프로그램이 생겼겠냐"며 사업 취지에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지만, 우후죽순 생겨난 지자체 커플 매칭 사업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적잖다.
최근 대구시는 바쁜 일상으로 만남의 기회가 적은 지역 미혼남녀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결혼 친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2025년 미혼남녀 만남-커플예감 프로그램'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커플예감 프로그램의 첫 만남 행사는 우드공방 데이트로, 대구에 소재한 직장에 다니는 미혼남녀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대구시는 올해 청춘만남축제(9월) 등 미혼남녀 만남 행사 2회, 만남 축제 1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시 측은 "결혼장려사업인 '미혼남녀 만남 커플예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대구시의 경우, 생애주기별 인구활력 지원사업을 모은 '2025 대구시 인구활력정책' 안내 책자에도 '결혼' 관련 정책 중 하나로 시와 각 구·군이 운영하는 '남녀 만남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미혼남녀 매칭 사업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진행 중이다. 사업 취지와 내용도 비슷비슷하다. 경주시는 최근 미혼남녀의 만남을 지원하는 '청춘동아리 두근두근 설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성과의 교류 기회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설렘 가득한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했다. MBTI 성향별 동아리 활동과 커플 매칭캠프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인천시도 지역 미혼남녀들이 새 인연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기 시흥시는 올 상반기 미혼남녀 만남 행사를 연다.
직장인 이모(33)씨는 "오죽하면 지자체에서 저런 커플 매칭 사업을 할까 싶다"라며 "취업에 지치고, 그 후론 직장생활에 바쁘다 보니 인연을 만날 기회가 적다. 지자체에서 소개팅 자리를 주선하면, 만남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청년 만남 주선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대구의 한 20대 직장인은 "비슷비슷한 이벤트성 '미혼남녀 만남 행사'를 여러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게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며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한데, 모든 지자체가 비슷하고 단편적인 정책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경북지역의 30대 직장인은 "관(官) 주도로 굳이 그런 부자연스러운 '매칭' 사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이러다 나중에는 남녀의 만남·결혼을 두고 지자체가 '실적쌓기 경쟁'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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