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카누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강동중 김진현 교장

  • 배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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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2 18:29  |  발행일 2025-06-02
대구 강동중학교 김진현(가운데) 교장이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카누선수들과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대구 강동중학교 김진현(가운데) 교장이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카누선수들과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대구 강동중학교 카누팀이 지난달 24~27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카약 4인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카누 명문 학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이번 쾌거는 카누 감독으로 명성을 날리다 교장으로 부임한 김진현 교장의 열성적인 지원과 격려가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김 교장은 전문 운동선수 출신이 아닌 교사 출신으로 감독 보직을 맡아 여러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1993년부터 6년간 대구 시지중 카누부 감독으로 재임하면서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5, 은1, 동1개를 획득했고 전국대회 종합우승 3회, 종합 준우승 3회의 금자탑을 세웠다. 또한 상비군 국가대표 김형백, 김길우 선수를 배출하는 등 카누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명장으로 통한다. 김 교장은 강동중에 부임한 후에도 2023년 전국소년체전 카약 1인승에서 최우성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등 강동중을 명실상부한 카누 명문 학교로 키웠다.


김 교장은 초창기 아무도 운동부를 맡지 않자 등 떼밀리듯 중학교 카누부 감독을 맡았다. 장비와 예산이 부족하고 훈련장이 멀어 운동 환경이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승용차를 처분한 후 15인승 승합차를 구입해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지금도 김 교장은 "우승의 일등공신은 봉고차"라고 말한다.


김 교장은 비운동선수 출신 감독의 약점을 혹독한 훈련과 남다른 지도력으로 극복했다. 특히 공포의 파계사 언덕 인터벌 지옥훈련은 지금도 은퇴한 선수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야간 30㎞ 행군, 담력 정신훈련 등 선수들과 함께 흘린 땀방울이 모여 '2001년 모든 대회 종합우승'이라는 대구 카누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김 교장은 카누가 좋아 2023년 카누 운동부가 있는 강동중 근무를 자원했다. 막상 부임해보니 1·2학년 선수는 없고 전문코치와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팀이 해체 위기에 놓여 있었다. 서둘러 스포츠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해 자신감을 불어넣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 결과 선수들은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고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다시한번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김 교장은 "카누는 자연 친화적인 수상스포츠, 판정에 오심이 없는 신사적인 스포츠, 다이어트와 체력운동에 적합한 매력있는 스포츠"라며 "무엇보다 성장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인내심·협동심·승부 근성을 길러주는 등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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