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고령군 다산면, 주민이 중심되는 ‘건강마을’로 다시 태어나다

  • 김동 시민기자 kbosc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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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5 21:29  |  수정 2025-07-15 22:43  |  발행일 2025-07-15
2025년 6월,  <기억행복문열기 마음학교>프로그램에서 '소풍 및 명랑운동회'에 참여한 주민들의 모습. 고령군보건소 제공

2025년 6월, <기억행복문열기 마음학교>프로그램에서 '소풍 및 명랑운동회'에 참여한 주민들의 모습. 고령군보건소 제공

2025년 4~5월, 주민건강강사를 활용하여 실시된 <주민제안 건강프로그램>에서 주민들이 라텍스 밴드를 활용하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고령군보건소 제공

2025년 4~5월, 주민건강강사를 활용하여 실시된 <주민제안 건강프로그램>에서 주민들이 라텍스 밴드를 활용하여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고령군보건소 제공

고령군 다산면이 요즘 '건강한 마을'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 변화는 행정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어 시작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2019년부터 시작된 '건강마을 조성사업'은 다산면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건강위원회'를 구성해 주민 중심으로 마을건강지기, 주민건강강사단, 봉사동아리, 건강위원, 건강지도사 등 각자의 역할을 나눴고, 고령군 보건소와 협력해 전인적 건강 실현을 목표로 삼았다.


다산면 건강위원회는 체계적인 구성과 실질적인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건강 강사로 활동하는 주민들이 후마네트 1급 서포터 과정을 수료해 건강지도를 맡고, 봉사동아리 '헤아림'은 월 1회 마을회관 순회를 하며 어르신 미용 봉사 및 마을청소 등으로 정을 나눴다. 건강지도자들은 각 마을을 책임지고, 이웃들과 함께 건강 활동을 꾸려나갔다.


이 사업의 중심에는 '직접 해보는 힘'이 있다. 노래교실, 실버요가, 전래놀이 등 필요한 프로그램을 주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며, 강사 섭외와 홍보까지 도맡아 해왔다. 또 다른 특징은, 외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 - 기탁후원 및 다산면 주민자치위원회 후원 - 등을 통해 필요한 운영비를 조달하고, 지속 가능한 마을을 향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2월, 경북 예천군 유천면 건강마을에서 다산면으로 '건강마을 조성사업'을 벤치마킹하러 왔다. 고령군보건소 제공

2025년 2월, 경북 예천군 유천면 건강마을에서 다산면으로 '건강마을 조성사업'을 벤치마킹하러 왔다. 고령군보건소 제공

지난 6월 19일에는 다산면 벌지2리 마을회관에서 정서 회복 프로그램 '기억행복문열기 마음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10주간 이어진 이 프로그램에서 어르신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글과 말로 표현하며 마음의 건강을 되찾았다. 어르신 문정순(83. 고령군 다산면 벌지2리)씨는 "전엔 아파도 그냥 참았는데, 이젠 얼굴도 자주 보고 얘기도 나누니 덜 외롭고, 아픈 데도 덜 아픈 것 같아요. 약보다 사람이 낫다니까요"라며 환히 웃었다.


'마을건강지기' 오남진(다산면 상곡4리 이장)씨는 "할머니들과 체조하다 보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풀리는 걸 느껴요. 그게 제일 보람이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고령군 보건소 관계자는 "다산면 사례를 다른 마을에도 확산시켜 건강 격차를 줄이고 주민 중심의 건강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을이 건강해진다는 건, 단순히 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만나고, 웃고, 함께 움직일 때 삶의 활력과 의미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다산면의 조용한 변화는 이제 고령군 전체로 번져가며,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지역 건강정책의 살아있는 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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