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석 칼럼] 아랄해의 비극

  • 입력 2003-07-03 00:00  |  수정 2003-07-03

카스피해에서 동쪽 450㎞쯤 사막지역으로 들어가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 키스탄 사이에 아랄해라는 큰 호수가 있다. 호수라고 하지만 바다같이 크고 , 1960년대만 하더라도 면적이 남한의 3분의2 정도나 되는 6만6천㎢로 세계 에서 4번째로 큰 호수였다. 호수로 흘러오는 아무다리야와 시르다리야강은 파밀고원의 설원에서 발원하여, 눈녹은 물이 각각 2천500㎞, 2천200㎞나 되 는 장거리 여행을 하며 여러 국가를 거쳐서 들어온다.

시르다리야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관통하여 아랄해의 동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아무다리아는 타지크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거 처 아랄해의 남쪽으로 들어간다. 중앙아시아는 사막지방이므로 어디를 가나 물이 부족하였다. 중앙아시아가 소연방에 속해 있을 때, 자연개조라고 하여 자연을 무자비하게 개발하였다. 하천의 개발계획을 세워서 하천에 댐을 막 아 주변지역에 관개를 하였고, 아무다리야 상류에 세계에서 가장 긴 운하( 가라굼 1천400㎞)를 만들어 아랄해로 갈 강물을 가로채 카스피해 쪽으로 보 냈다. 하천에 댐과 운하를 통하여 너무 많이 관개를 해 버렸으므로, 아랄 해로 흘러 들어갈 수량이 80%가 줄어들었고, 지금은 20%의 강물만 유입되 고 있다.

개발의 결과는 곧 재앙으로 돌아왔다. 아랄해로 흘러들어갈 하천을 중간 에서 댐으로 막아 사막으로 갔으므로, 아랄해는 유입되는 물이 적어서 호수 면적이 3분의2 정도가 줄어 지금은 4만4천㎢가 되었다 호수주변의 삼각주 는 야채재배로 유명하였지만 사막이 되어 더이상 야채를 재배할 수 없게 되었고, 호수에 강물이 줄어들게 되었으므로 염분이 바다 수준으로 높아졌다 .

따라서 물고기가 살 수 없게 되었고, 연간 4만t씩 잡던 상업어업을 포 기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흘러들어 오는 하천도 농약이 많이 들어있고 염분 이 많아서 호수 주변에 살던 500만명의 인구는 식수를 얻을 수가 없게 되 어 병에 걸리게 되었다. 호수의 바닥이 얕아서 450㎞나 아랄해를 운항하던 배는 더 이상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또 환경의 악화로 이 지역의 유 아 사망률은 구 소련의 평균 사망률보다 4배나 높아졌고, 우리나라의 10배 나 된다. 자연의 파괴는 보복을 한 것이다. 원상으로 회복하기 위하여 국 제기구가 나섰고,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복원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데니스 굴레는 개발은 잔인한 선택(Development is cruel choice)이라고 하였다. 경쟁에 밀려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선택, 최후의 선택이라야 한 다는 말이다. 새만금 방조제를 놓고 3보1배를 하면서 반대를 하고 있고, 삭발을 하면서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개발을 중단하기에는 너무 많이 진행 되었다. 새만금 방조제의 개발 효과가 개발론자의 주장대로 다 된다고 하더 라도 가까운 장래의 전망일 뿐이다. 멀리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면 갯벌 에 묻혀 있는 생물자원의 소멸이 우리에게 아랄해의 보복으로 다가올 지 모르는 일이다. 자연을 개발을 할 때, 항상 우리는 최후의 선택이라야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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